[충청신문=대전] 한은혜 기자 = 가파르게 치솟는 물가가 직장인들의 점심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최근 재택근무가 종료된 직장인 송모(30)씨는 동료 직원들과 함께 ‘정기배달 도시락’을 신청했다.
송씨는 “매달 10만원, 주 2회 배달 도시락을 동료들과 공동구매 했다. 매일 밥과 커피를 사먹자니 1만5000원 이상이 깨지는데 박봉에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26일 지역 기업들에 따르면 거리두기 해제로 재택근무를 공식 중단하며 사무실 출근을 재개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사무실 출근을 재개한 직장인들의 경제 지출이 이전보다 늘어난 데다 물가 급등으로 인한 점심값, 기름 값 등 인상이 겹쳐지며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것.
인턴사원 안모(27)씨는 “커피, 밥값이 부담돼 선배들과 나가서 먹을 때 빼곤 입사 이후 늘 도시락을 싸서 다닌다”고 말했다.
이 같은 외식 값 인상으로 구내식당 이용률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지역 A공기업에 근무하는 박모씨(33)는 “코로나19 이전보다 구내식당이 붐빈다. 밖에서 사먹는 것 보다 두 배가량 저렴하고 메뉴 걱정도 없어 많이들 이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B제조업에서 근무하는 김모씨도 “회사근처 식당 가격이 평균 1000원은 오른 것 같다. 단골 국밥집도 최근 7000원으로 가격을 올려 구내식당을 애용한다”고 했다.
기름 값 인상으로 대중교통, 통근버스를 선택하는 직장인들도 늘었다.
직장인 김예은(32)씨는 “6만원으로 기름을 가득 채우고 다녔는데 요즘은 7만원 가까이 넣어야 하는 게 부담돼 운전대를 놓았다. 조금 걷더라도 지하철 출근을 선택했다”고 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국제 원자재 가격 등 인플레이션 상황은 앞으로 지속할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충청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지역 소비자물가가 4%대 상승하며 10년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