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군에 따르면 ‘시루섬의 기적’ 50주년이 되는 내달 19일 극한 상황을 딛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만큼 이날 모두 다시 태어난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존 주민들을 초청해 시루섬이 내려다보이는 단양역 공원에서 당시 주민들을 위한 합동 생일잔치를 연다.
군은 전국에 뿔뿔이 흩어져 사는 생존자에게 일일이 연락해 참석 여부를 확인 중이며 이 자리에는 시루섬 생존자 234명 중 50∼70명가량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시루 형태를 띤 시루섬에는 행정구역상 단양군 단양읍 중도리에 속했던 6만㎡ 크기의 남한강 섬이며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수몰되기까지 44가구가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
이 곳에서는 1972년 8월 19일 태풍 ‘베티’가 몰고 온 폭우로 강이 범람했고, 미처 피신하지 못한 주민들은 높이 6m, 지름 5m 크기의 물탱크에 올라가 서로 팔짱을 끼고 14시간을 버텨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이 과정에서 백일 된 아기가 압사했으나 이웃들이 동요할까 봐 어머니는 아기의 죽음을 알리지 않은 채 슬픔을 억누른 애달픈 사연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날 물탱크 위에서 사투를 벌인 주민이 지금까지 알려진 237명이 아닌 198명이라는 점이 새롭게 확인됐다.
또 34명은 물탱크 옆 소나무 위로 대피했다가 급조한 발판이 무너지면서 7명이 물에 휩쓸려 사망하고, 10명은 철선에 올라타 목숨을 구했다는 사실도 새로 밝혀졌다.
이는 김 군수가 개인적 관심으로 시루섬 상황을 취재한 결과라는 게 단양군의 설명이다.
2013년 단양부군수로 부임한 김 군수는 여러 해 동안 아기 어머니를 비롯한 생존자 11명을 직접 면담하고 그 내용을 기록했다.
김 군수는 “당시 주민들은 갑자기 불어난 물로 경황이 없는 와중에도 물탱크와 소나무 위로 서로 밀고 끌어 다 함께 위기를 극복했다. 한 분은 남을 구하느라 자식 셋을 잃었다”며 “이런 희생과 단결의 정신을 ‘단양의 정신’으로 계승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군수는 자신이 수집한 시루섬 주민들의 증언을 ‘시루섬의 영웅들’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