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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인기

이종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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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10.19 14:3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종구 수필가
연예인은 대중의 인기(人氣 : ① 어떤 대상에 쏠리는 대중의 높은 관심이나 좋아하는 기운, ②사람의 기개-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해 그 삶이 좌우된다고 한다. 인기(人氣)를 글자대로 해석하면 사람의 기운이다. 기운이 좋으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다.

꽤 오래전 배우 최용준의 인기가 높아져 그가 주연한 「겨울연가」 촬영지인 남이섬에 일본인 관광객들이 몰려왔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었다. 그 후 우리 연예인들의 활동이 많아지고 인기가 높이지면서 “한류”라는 말이 생기게 됐고, 지금은 “K-pop” 등 “K-”시리즈가 생겨 세계 곳곳에, 각종 문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BTS는 5월 31일 백악관에 초청되어 바이든 미국대통령과 ‘반 아시안 증오범죄 퇴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소식을 보면서 한국인이라는 자랑스러움을 느끼기도 했었다,

인기는 연예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영상 매체의 발달로 각종 스포츠 경기가 중계되면서 선수들 또한 인기를 얻는다. 일찌기 차범근 선수가 독일의 프로 축구 리그인 푸스발-분데스리가에 진출하여 인기를 얻었고, 뒤를 이어 박지성 선수가 그리고 손흥민 선수가 세계적인 축구 선수로 인기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피겨의 김연아 선수 또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었다. 그 외 여러 선수들이나 예술인들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다는 소식을 들으면 괜히 어깨가 으쓱해 진다. 정치인들 중에 시원시원하게 말을 잘 한다든가, 국정감사와 청문회 등에서 날카로운 언변을 구사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면 이 또한 인기를 얻는다.

가끔은 자신의 인기가 높아짐만을 믿고 자중(自重)하지 않아 대중의 지탄을 받고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종종본다. ‘벼도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라는 아주 간단명료한 진리를 마음속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결과이다. 그런다 하면 큰 인기를 얻지 못했어도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이웃을 돕고, 언어 행실을 자중하며 성실함 모습을 보여준는 연예인들이 뒤늦게 인정을 받고 인기가 올라감을 보기도 한다.

인기가 높아지면 그만한 책임감도 있어야 한다. 국민적 지지를 받던 정치인들이 해서는 안될 짓을 할 때, 대중은 분노하며 선거에서도 그 당(黨)에 누(累)가 됨을 우리는 여러 번 보아왔다. 그러니 인기가 높아짐을 좋아하기 보다는 더 큰 책임, 더 큰 수양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인기(人氣)는 좋아하고 관심을 갖는다는 말이다. 그래서 인기배우, 인기가수, 인기가요, 인기상품 등의 말이 나온다. 특히 대중가요 대회에서는 ‘인기상’이라는 상도 있다. 말 그대로라면 특상, 대상 보다도 인기상이 더 좋은 것 같은 데 필자의 느낌은 3-4위의 장려상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가끔은 이 ‘인기’라는 말에 현혹되어 바라던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홈쇼핑의 인기 상품이라는 광고에 말만 따라 구입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반품한 경우를 아내를 통해 보게 된다. 상위의 인기 가요라는데 사람에 따라 호감과 비호감을 나타낸다. 그러니 인기라는 것은 각 개인의 주관에 따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새 10월도 중순이다. 산천이 울긋불긋 물들어 간다. 고운 빛으로 변하는 산들이 인기 관광지가 되어간다. 지난 여름 올라가는 물가(物價)에 시름이 끊이지 않았고, 내려갈 줄 모르는 수은주에 짜증이 나서 혈압도 덩달아 올랐다. 이제 시원해 자는 이 가을, 세계인의 인기 있는 우리의 가을 하늘이 파래지는 만큼 몸도 마음도 시원해졌으면 좋겠다.

쇠약해 가는 몸이지만, 이 가을에 인기 있는 할아버지와 시아버지가 되기 위해 가족들과 나들이라도 하며 그간 꼽쳐 둔 비상금이라도 풀어야겠다. sns에 떠도는 글처럼 ‘늙어서 돈 없으면 자식들에게 천대(賤待) 받는다’는 말을 되새겨 보며 가을 여행길에 크게 한 번 쏘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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