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고지은 기자 = 22년 전 발생한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피고인들이 권총 격발을 두고 진실 공방을 이어갔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송석봉)는 10일 316호 법정에서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승만(52)과 이정학(51)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범행 수법, 결과의 잔혹성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이에 이승만 측은 "이승만이 권총을 쏘지 않았음에도 책임을 오인한 1심의 판단과 형이 부당하다"며 항변했다.
그러면서 '백선기 경사 살인 사건'과 관련, 이정학에 대한 증인 신문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 신문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인다"며 추후 기일에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정학 측은 "검찰 항소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 항소했을 뿐 1심 형량이 무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이승만이 격발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살인 혐의를 떠넘기고 있는 만큼, 항소심에서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부는 "강도살인의 법정형이 사형이나 무기징역인데, 원심에서는 이정학에게는 법정형에도 없는 징역 20년이 선고됐다"며 1심 양형 판단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병역을 마치지 않아 총기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이정학과 달리 이승만은 수색대대 군 복무를 마쳐 총기 사용이 익숙하고 실탄 사격 경험도 풍부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승만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이정학에게는 징역 20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재판부는 내달 21일 항소심 2차 공판을 열고, 피고인 신문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이들은 2001년 12월 21일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주차장에서 현금수송차량을 가로막은 뒤 은행 출납과장 김모(45)씨를 권총으로 살해하고, 3억원이 든 현금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