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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묻지마 폭행, 이유가 있는 범행이다

김행복 대전유성경찰서 복용파출소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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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8.10 15:21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행복 대전유성경찰서 복용파출소 경장
▲ 김행복 대전유성경찰서 복용파출소 경장

최근 서울 신림동에서 무차별 칼부림 사건을 저질러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에 이어 분당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불특정 시민을 향해 흉기를 휘둘러 14명을 다치게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온라인에 흉기난동을 예고하는 글이 42건이나 올라오는 등 길을 걷다 아무 이유없이 칼을 맞을까 불안해하는 시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유없는 무차별 폭행'이라고 하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이유가 있는 범행이다 현재 젊은 세대의 시대적 배경과 자아상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부모세대와는 달리 물질 풍족 시대에 자라난 현재 세대는 힘든 상황의 인내에 대한 합당한 이유를 찾게 되고 내 삶의 만족도를 중요시 하기에 삶의 대한 방향 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회에 나가게 된다. 또 부모의 울타리 안에 있으나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적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문제 해결을 거부하려는 과정에서 신경증이 발생하게 된다.

여기에 게임으로 인한 폭력성과 잔인성에 대한 자극적인 장면에 둔감해 지면서 안전핀이 뽑힌 상태로 작은 반응에도 극단적인 행동이 나오게 된다.

우리의 자아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내 자신을 파악하는 '내가 보는 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남에게 보이는 내 모습 '남이 보는 나', 여러 사람 사이의 약속 '사회적 합의' 등 3가지가 모여서 복잡한 내면을 잘 선택하고 정리해서 일관성 있는 모습을 유지하려는 노력이다. 그런데 현재 세대는 '남이 보는 나'를 너무 중요시해 남이 나를 어떻게 평가 하는지에 관심을 갖고 상대방이 나를 바라보는 태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기에 자아의 균형이 깨진다.

이러한 내재된 신경증을 가지고 자신의 평가에 민감하여 극단적 행동으로 쉽게 이어지는 분노의 찬 사람들을 진정 시키기 위해서는 첫째, 폭력적인 가상현실의 게임, 영화 속 장면, 미디어 영상의 잔인성에 대해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의 수위가 시간이 흐를수록 관대해져 가는 상황으로 자극적인 장면을 접하는 기회를 최대한 차단해야 한다. 둘째, 경쟁속에서의 학업 위주 보다는 인성을 키우는 문화 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국립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명상, 독서, 그림 그리기, 운동 등 스트레스 해소를 게임보다는 사색을 통한 자기만의 철학을 세우는 일은 극변 하는 삶에서 흔들리지 않는 나의 무기가 된다. 셋째, 학교와 직장에서 분리된 휴식 공간이 필요하다.

자아는 직장사회내에서는 냉정한 관리자이나 가정에서는 다정하고 세심한 아빠인 것처럼 접하는 역할마다 다른 모습이고 자아는 서로 역할의 경계선을 지켜야 건강한 자아상을 유지할 수 있는데, 핸드폰으로 인해 가정에서의 직장 업무 공유는 일상이 되었기에 스트레스의 축적으로 인한 신경증이 발현된다.

직장과 학교 시간 이후 카톡과 핸드폰 연락을 하지 않는문화가 형성되어야 심리적 안정이 재충전 되어야 한다. 넷째, 특별법 제정을 통한 무차별적 폭행의 가중처벌이 필요하다. 현재는 미수에 그치면 재판에 대한 비용과 실익 면에서 포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수에 그치더라도 강한 처벌을 내리는 법제정을 통한 경각심 부여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행복의 본질은 어투'라는 말이 있다. '남이 보는 나'를 중요시하여 나에 대한 평가를 나에 대한 진정한 만족감으로 여기는 것은 자존감이 낮아진 오늘날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말이 아닌가 싶다. 형식이 본질을 압도하는 시대에 건강한 자아의 유지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부적인 차원에서 사회적 합의와 약속을 통해 우리 모두가 함께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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