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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행복 보톡스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문학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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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12.19 14:5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문학심리상담사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눈가나 입 주위에 주름이 생기고 피부도 탄력을 잃으면서 처지게 된다. 나이가 더해지면서 예전보다 변해가는 외모가 보기 싫어지면, 의학적 힘을 빌려 보톡스 시술로 잠시나마 젊음의 순간을 선택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 시술로 생긴 외모의 변화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 삶의 활기찬 모습을 갖도록 만들어 주기도 하는 것 같다. 단시간에 주름을 펴서 주름 없는 매끈한 얼굴로 변화시켜 주는 의학적 기술에 놀랄 뿐이다.

이렇듯 눈에 보이는 주름살은 의학의 힘으로 주름을 펼 수 있지만 살면서 마음에 생긴 주름살은 어떻게 펼 수 있을까? 눈에 보이지 않으니 우리의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주름살이 자리잡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겉에 드러난 주름살은 의학의 힘을 빌릴 수 있지만 마음의 주름살은 의학적인 기술보다는 각자의 꾸준한 노력과 삶을 대하는 긍정적인 자세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삶을 대하는 밝은 에너지,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 종교 활동, 적당한 만족감, 친구와의 참된 우정, 가족애로 생긴 끈끈한 사랑의 감정 등 긍정적인 사고는 정신적으로 잔잔한 행복감이 밀려들게 되고 그렇게 되면 마음에 굵게 패어있는 주름살은 점점 매끈해지고 엷어지게 될 것이다.

우리가 가슴에 품고 있는 꿈이나 소망, 사랑, 그리움, 봉사 등의 따뜻한 감정을 계속 펌프질하게 되면 마음의 주름살은 행복의 보톡스를 맞은 것 같은 큰 효과를 보이게 된다. 불만과 절망, 억울함과 분노, 비정함과 차가운 이기심 등의 부정적인 단어는 얼굴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을 굵은 주름살로 가득 차게 만든다. 남에게 보이는 외모의 굵은 주름살이 매끈하게 없어져 젊어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면서 여러 가지 스트레스로 생긴 마음의 주름살을 없애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이면서 모든 사람이 추구하는 행복이라는 두 글자! 인간의 공통된 삶의 목표인 행복이라는 보물을 찾기 위해 우리는 매일매일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단 한 번의 행복 보톡스를 맞고 우리 모두가 행복의 화원 속에서 살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덧 시간의 기차는 빠른 속도로 운행하여 겨울의 한복판인 12월에 정차해 있다. 열심히 살아온 흔적의 훈장일 수도 있는 얼굴의 주름살과 고난의 흔적일 수 있는 마음의 주름살을 행복의 보톡스로 빵빵하게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조금은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사람은 저마다 주어진 가야 할 길이 있듯 원하는 행복의 유형도 각자마다 다를 수 있다. 누가 대신 갈 수도 없는 인생길처럼 누가 대신 느낄 수도 없는 행복이라는 향기의 만족도는 각기 다르다. 그러므로 우리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주름살의 크기와 파인 개수는 각각 살아온 삶의 모양과 색깔에 따라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한 해가 저무는 연말을 맞이하여 차 한잔을 마시면서 주변 사람들을 차분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가족과 친지, 친구와 지인들, 나아가 사회 구성원인 모두 모두가 원하는 고지에 행복의 깃발을 꽂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개인적인 소망으로 친정아버지가 건강하시면 좋겠고, 내 가족이 편안한 내일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친구가 빨리 회복되면 좋겠고, 병원 옆자리에서 잠깐 만난 남편 사별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웃 어머니도 행복하면 좋겠다. 그동안 쌓인 찌든 마음을 깨끗이 닦아내고, 잘못된 것은 반성하면서 희망찬 새해를 두 손 벌려 맞이해야 할 시간이다. 행복의 고지를 향해 소통의 묘약인 이해와 사랑을 한없이 베푸는 연말이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사랑을 채우고 나누는 참 행복이 가득한 새해를 감히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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