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학교 재활과정 2학년에 재학 중인 조경효 학생(시각장애 3급, 53)이 중문해수욕장에서 20대 초반의 한 젊은 생명을 구했다.
대전맹학교(교장 장석문)는 지난달 22∼24일 3일간 학생들이 제주도 일원으로 현장체험학습(수학여행)을 다녀왔다고 전했다.
뜻 깊은 일은 그곳에서 맹학교 재활과정 2학년에 재학 중인 조경효 학생(시각장애 3급, 53)이 중문해수욕장에서 20대 초반의 한 젊은 생명을 구했다며 훈훈한 미담을 전했다.
학생 27명과 교직원 15명이 23일 오후 4시경 중문해수욕장에서 체험학습 활동을 하던 중 조경효 학생은 바다 저 멀리에서 들려오는 “살려주세요.”하는 외마디 비명 소리를 우연히 두 번 가량 듣게 되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직감한 상황에서 재빨리 119 응급구조대에 시각장애인임을 밝히며 신고를 했다. 해양경비대와 긴박한 상황에서 계속 통화를 하던 중 사고 발생 위치를 파악하게 되었으며, 바다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던 사고자를 구사일생으로 구할 수 있었다.
처음 구조됐을 때 대원들은 사고자의 의식이 없음을 확인한 후 인공호흡 등 응급조치를 취했으나 의식이 회복되지 않아 주위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했다.
대전맹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은 의식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간직한 채 다음 일정을 위해 버스에 승차한 후 그곳을 떠나게 되었다. 버스 안의 분위기는 사고자의 안녕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침묵에 휩싸이게 되었으며 두 시간과 같았던 20분이 지났을 즈음, 해안경비대 조사과에서 사고자의 의식이 어렵게 회복되었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고 버스 안에 있던 일행 모두는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의 감격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한 생명을 살리는데 결정적으로 공헌한 조경효 학생은 “참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어렴풋이 제게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행운의 목소리가 들렸으니까요. 당연히 제가 해야 할 도리를 했을 뿐인데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해요.”라며 당시 순간을 회상하면서 만면에 미소를 머금었다.
/김은섭기자 top1125@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