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승아 양이 세상을 떠난지 나흘이 지났다.
대전 서구 문정네거리, 사고가 난 곳에는 배승아 양을 추모하는 많은 이들의 선물과 편지가 놓여있었다.
그 중 "내가 커서 꼭 음주운전 없는 세상을 만들게"라는 편지가 눈에 띈다.
이 문장이 이미 다 자란 어른들은 왜 아직까지도 안전한 세상을 못 만들고 있는지 되물어 보게 된다.
승아 양은 일요일 낮, 친구들과 함께 길을 걷던 중 60대 운전자의 음주운전으로 우리 곁을 떠나게 됐다.
승아 양의 나이는 고작 9살. 못 해 본것도,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은 나이다.
이번 사건이 더 화가 나는 이유는 윤창호씨, 김민식군 등 이미 많은 이들을 음주운전으로 떠나 보냈음에도 술에 대한 관대한 문화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해서다.
그는 전직 공무원으로 오랜 시간 공직자에 몸을 담았기에 음주운전은 엄벌에 처한다는 것을 몰랐을 리가 만무하다.
그러나 '이 정도는 운전할 수 있어', '설마 대낮에 단속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과 그의 음주운전을 '모른 척' 해준 이들이 그를 운전대로 이끌지 않았을까.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음주운전으로 징역 8년 이상의 처벌이 선고된 경우는 보기 드문게 현실이다.
술자리에서의 즐거움이 절대 도로 위의 운전으로 이어져서는 안되고, 그 누구도 그런 모습을 허용해 주어서도 안된다.
촘촘한 단속망부터 처벌 기준 강화, 나아가 음주운전을 막는 시민의식까지 '음주운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제는 모두가 변해야 한다.
더 늦추기엔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별을 떠나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