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 서 있는 나를 본다
이리도 저리도 가지 못하고
서성거리는 내 두려운 그림자
이리로 가고, 저리로 간다 해도
임 없는 그곳은 내 무관심의 사막이다
무관심, 그건 내 마지막 병이다
방황케 하는 술이고 뒤틀리게 하는
움직일 수도 없게 하는 우울의 근원이다
그를 보내려 하는 내 자존심의 무기는
마지막까지 내 마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를 잊는 것이다
아, 내가 평생을 두고 싸워야 할
이겨내야 할, 내 안의 두려움
한 사람을 사랑하고, 보내고
다시는 볼 수 없도록
그리워할 수도 없도록 만드는
무서운 내안의 그것
그를 떠나게 한 것임을
이제야 깨닫는 어리석은 내가 여기 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