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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만리 전시장 뒷풀이 2] 20년 만에 다시 붓을 잡고 행복을 느낀다...김미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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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5.03 11:15
  • 기자명 By. 정완영 기자
▲ 김미화씨가 자신의 작품 중에서 스크래치 기법으로 표현한 그림을 설명하고 있다. 스크래치 기법이란 색을 덧칠한 뒤 도구를 사용해 긁어내는 것을말하는데 수채화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던 기법이다.(사진=정완영 기자)

송담만리 전시관은 세종시가 호수공원에 만든 상설전시관이다. 이름은 세종시가 생기기 전 옛 지명인 ‘송담리’와 만리 앞을 내다본다는 ‘명견만리’의 합성어이다. 세종시는 세종시민 중 전시 장소를 찾기 어려운 아마추어 작가들을 위해 미리 신청을 받아 선정한 뒤 전시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편집자 주-

[충청신문=세종] 정완영 기자 = 송담만리 전시관에서 지난 1일부터 'Yellow'를 주제로 수채화 22개 작품을 걸고 happiness3 전시를 시작했다.

주인공 김미화씨. 요즘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20년 만에 다시 붓을 잡고 3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어서다.

김미화씨의 그림 공부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대학에 입학할 때는 당시에 일반 학과였던 공예과에 진학했다. 학과 공부는 뒷전이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등록만 해 놓고는 화실에서 살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더 이상은 부모님께 숨길 수 없었고, 4년이 지난 뒤에야 결국 고대하던 서양화과에 다시 진학을 했다.

그림이 안 되면 6개월 다니다 말겠다는 생각으로 진학한 학교에서 생활비까지 일부 지원해 주는 외부장학금을 받을 수 있어 그림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다.

그렇게 어렵게 4년 동안의 그림 공부를 마치고 큐레이터 제의가 들어왔는데 졸업과 동시에 결혼으로 인해 직장도, 그림도, 고향도 포기하고 남편을 따라 대전으로 왔다. 낯선 대전에서의 생활은 아이들 낳아 기르고, 남편 뒷바라지 하면서 가정주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마음 한구석에 남았던 그림에 대한 열정이 폭발한 것은 8년 전 막내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그림을 다시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림을 다시 시작한 김미화씨는 대학에서의 전공을 살려 유화를 접고, 고민 끝에 과감하게 자신에게는 새로운 길인 수채화를 선택했다.

20년 전에는 수채화라고 하면 재료도 주로 도화지에 수채물감 정도로 아주 단순했다.

하지만 그동안 도화지보다 좋아진 면으로 만든 코튼(cotton)지가 나와 수채화 재료로 쓰이면서 물감도 아크릴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기법도 다양하게 발전했다. 한국미술협회에 수채화 분과가 생긴 것만 보아도 그동안 미술계가 상당히 변화했음을 알 수 있었다.

20년 전에는 상상도 못하는 일이었다. 수채화는 초등학교 때 소풍 가서 그리는 그림, 학생들의 공모전에서 사용되는 정도였다. 대학에 입학하면 아예 수채화는 손도 못대고 서양화를 전공하는 학부생이면 주로 유화를 그렸다.

초반에는 문화센터에서 시작했다. 수채화를 공부하면서 수채화도 유화 같은 새로운 기법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1년 동안 서울로 공부도 다녔다.

그 사이 대전 서구문화원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에서 특선, 입선 등 상도 여러 차례 받았다. 수채화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법인 번짐을 물론 유화의 기법처럼 아크릴을 섞거나, 물감을 붙이거나, 다른 종류를 붙였다가 떼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색을 덧입혀 긁어내기도 하는 기법을 추가하는 시도를 다양하게 하고 있다.

세종으로 이사한 뒤에는 세종을 참 좋아하게 됐다. 2~30분 정도 산책길을 통해 동네를 걸어 나오면 그림 소재로 쓰는 꽃이 많고, 호수공원이나 중앙공원을 중심으로 자연이 참 편안해서다. 그동안 꽃을 소재롤 그림을 그렸지만 다음에는 풍경을 소재로 작품전을 열 계획을 가지고 있다.

20년 만에 다시 붓을 잡고 그림을 그리게 됐을 때 한 친구는 그동안 그 열정을 어떻게 숨기고 살았느냐고 하면서 돈도 안 되는 일을 늦은 나이에 왜 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김미화씨는 말한다. "붓을 다시 잡으면서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행복하다"며 "20대에 그림을 시작해 평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50대에 다시 시작해 30년 그림을 하는 것도 색다른 맛이 있는 것 아닌가요."

이번 전시는 오는 5월 11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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