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노다은 기자 = "아침에는 시간도 없고, 바빠서 잘 안 챙겨 먹어요"

성인 3명 중 1명은 아침식사를 거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공통적인 이유는 ‘바쁘다’를 입 모아 말한다.

청소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질병관리청 청소년건강행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 5일 이상 아침식사 결식률이 38%를 기록하면서, 성인 못지않게 학생들이 아침밥을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식사는 청소년들의 성장과 두뇌활동에 큰 영향을 주고, 비만·성인병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아침을 거른다면 에너지가 없어 컨디션이 좋지 않고, 집중력도 떨어져 학업에 지장이 갈 수 있다.

특히 빵과 같은 서양식보다 밥 중심 한식 위주로 아침을 챙겨 먹으면 학습능력 향상을 비롯해 신체적 건강 증진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청소년 시기에 형성된 식습관은 성인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올바른 식생활 교육과 습관형성은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가정에서부터 아침을 먹는 식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전시교육청은 대전농업기술센터와 협업해 학부모를 대상으로 '우리 쌀 이용 식품가공 기술 교육'을 벌였다. 그 현장을 직접 찾아봤다. <편집자 주>

◆ '영양듬뿍 우리 아이 아침식사'...쌀 활용 아침식단 조리실습
대전농업기술센터는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13일까지 총 3회에 걸쳐 '영양듬뿍 우리 아이 아침식사'라는 쌀을 활용한 아침식단 조리실습을 실시했다.

교육은 우리 쌀 소비촉진을 주도할 수 있는 가정 식생활리더를 육성해 올바른 식문화를 전파하고, 쌀 소비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됐다.

대상은 대전지역 학교 학부모 20명으로 사전 신청을 받아 모집했다. 실습 메뉴는 쌀을 포함해 토마토, 달걀 등 아침식사로 좋은 식재료로 구성됐다.

◆ 아침식사 중요성 인지하고,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 지원해요
대전농업기술센터는 지난 10월 6일 전통식문화연구소 김선임 원장을 강사로 초청해 버섯불고기 덮밥, 토마토 김치 만들기 요리 실습을 실시했다.

이날 실습에 앞서 김 원장은 아침식사의 중요성, 알맞은 식재료 고르기, 영양문제에 대한 해결방안, 레시피 등 사전 교육을 진행했다.

아침식사로 좋은 식재료는 양배추, 꿀, 블루베리, 토마토, 감자, 사과, 달걀을 추천했으며 성장기 어린이에게는 우유, 콩, 고기, 버섯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헙생을 둔 학부모를 위해 간식으로 쌀엿, 깨강정, 식혜, 생강차 등을 주면 좋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아침식사 결식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아침에 10분 일찍 일어나서 식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입맛이 없다면 죽이나 누룽지 등 부드러운 음식을 먹인다 ▲시간이 없으면 미숫가루나 두유 등으로 대체해 섭취하도록 한다 등을 제시했다.

사전교육이 끝난 후 학부모들은 실습실 앞 마련된 조리 테이블에 모여 김 원장 요리 시연을 참관했다.

◆ 가볍게 먹기 좋고, 상큼한 '토마토 김치' 만들어봐요
먼저 학부모들은 조금 생소하지만 만드는 방법은 겉절이와 비슷한 '토마토 김치' 만들기에 나섰다.

재료는 중간 크기 토마토 5개, 양파 1개, 부추 100g이 준비됐다. 각 조별로 토마토를 깨끗이 씻고, 물기를 없앤 후 반으로 잘라먹기 좋게 썰었다.

양파와 부추도 먹기 좋게 채 썰어 준 다음 미리 손질한 토마토와 함께 스테인리스 볼에 담아뒀다.

이번 음식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양념장은 고춧가루 3큰술, 마늘 1큰술, 매실발효액 3큰술, 설탕 1큰술, 식초 3큰술, 통깨, 소금 등이 들어갔다.

레시피에 맞게 양념장을 제조한 후 미리 손질해둔 재료들과 버무려 통깨로 장식해 음식을 완성했다.

양념을 재료와 버무리는 과정에서 김 원장은 직접 맨손으로 섞으면서 "이렇게 맨손으로 직접 버무리면 손 온기에 설탕도 잘 녹고, 손맛이 들어가 더 맛있다"며 자신만의 비법을 전수했다.

◆ 두부와 계란을 넣어 부드러움↑...영양만점 '불고기버섯 덮밥'
이어 학생들이 평소 좋아하는 불고기를 더 영양가 있게 만든 '불고기버섯 덮밥' 만들기를 시작했다.

재료는 밥 2공기. 소고기400g, 양파 1개, 생표고 3개, 대파 1대, 두부 60g, 계란 2개, 다시마물 1컵, 굴소스 4큰술, 설탕 2큰술, 마늘 1큰술, 깻잎 5장, 방울토마토 5개, 물전분 등이다.

학부모들은 소고기 결의 반대로 얇게 썬 후 키친타월로 핏물을 제거했다. 버섯과 양파는 채 썰어 준비하고, 대파는 어슷 썰어 스테인리스 볼에 담아뒀다.

두부는 1cm 정방으로 자르고, 장식으로 사용할 깻잎은 씻어서 채로 썰어놨다.

다시마 물이 담긴 냄비를 불에 올린 후 간장, 설탕, 청주, 소금을 넣고 끓이다가 소고기를 맨 처음 넣고 준비한 나머지 재료들을 차례로 넣었다.

기포가 올라올 정도로 끓어오르자 잘 풀어놓은 달걀을 줄 알을 쳐 반숙으로 익히고, 물 전분을 넣어 농도를 걸쭉하게 맞췄다.

불은 끈 다음 접시에 밥을 담아 만든 불고기버섯을 덮고, 깻잎 채와 방울토마토를 얹어 마무리했다.

이렇게 완성된 음식들을 직접 먹어본 결과 토마토 김치는 평소 먹던 김치와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좀 더 가볍게 먹기 좋았고, 상큼한 맛으로 없던 입맛도 자극했다.

불고기버섯 덮밥은 언뜻 봤을 때 어느 덮밥과 차이점은 잘 느끼지 못했지만, 두부·계란이 들어가 식감이 부드러워 아침식사로 먹어도 부담이 없을 거 같았다

조리실습을 마친 전통식문화연구소 김선임 원장은 "이번 교육 레시피를 만들면서 우리 아이들이 아침식사를 먹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에 중점을 두고, 한 끼에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메뉴들로 구성했다"며 "가족 모두가 노력해 아이들이 아침을 꼭 먹겠다는 의욕이 생기도록 돕고, 무엇보다 건강을 책임지는 습관이라는 점을 인지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초등학교 1학년과 3학년을 자녀로 둔 한 학부모는 "원래 저희 아이들은 아침밥을 먹지만 조금 더 다양한 음식을 해주고 싶어 신청하게 됐다"며 "이번 실습을 통해 폭넓게 레시피를 접하면서 음식 만들기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이날 실습 참여자 중 유일한 남자였던 한 학부모는 "첫째가 4학년이고, 둘째가 7살인데 아내와 맞벌이를 하다 보니 교대 근무인 제가 평소 아이들 아침을 챙겨주곤 한다"며 "아침밥의 중요성을 알고 나니 조금이라도 더 신경 써서 챙겨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생겼다"는 소감을 전했다.

농업기술센터 미래교육과 이청 주무관은 "최근 코로나, 국제정세 불안 등으로 인해 국제 곡물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다"며 "우리나라 쌀 소비량의 지속적인 감소로 국내 쌀 산업 보호를 위해 국가적으로 쌀 소비 촉진 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