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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대전특화거리를 가다] 부동산 침체 직격타, 중리동 가구거리 '쇠락'

③대덕구 중리가구특화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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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4.16 16:33
  • 기자명 By. 우혜인 기자
▲ 14일 찾은 대덕구 중리가구특화거리.(사진= 우혜인 기자)

[충청신문=대전] 우혜인 기자 = "하루하루가 마이너스다. 돈이 없으니 대출을 반복하고 있다."

가구점을 운영하는 이모(50)씨가 "코로나19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침체로 가구 사는 사람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전 중리동에 위치한 '중리동 가구특화거리' 얘기다.

14일 대덕구 중리동 가구거리는 가구를 구경하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대로변 차 소리만 가득했다.

입구 출입문을 활짝 열어둔 상인은 가게 앞 의자에 앉아 신문을 펼치고 읽고 있거나 가게 사장님들이 모여 수다 떠는 모습이 보였다.

가끔 행인들이 가구를 보려고 힐끔 거리면 상인들은 "가구 보러 오셨어요? 진짜?" 하면서 반가워했다.

반가움도 잠시 행인들은 꼼꼼히 구경도 하지 않고 이내 자리를 떴다.

가구거리를 구경하던 장모(25)씨는 "곧 이사를 하는데 온라인 매장에서는 가구 실물을 볼 수 없으니 보러 왔다"며 "비교해보고 온라인 매장에서 살 것"이라고 답했다.

직원들은 가구에 쌓인 먼지를 수시로 닦아내거나 청소하고 있었다.

결혼과 이사가 많은 계절 특성상 봄은 가구업계 성수기에 해당하지만 결혼을 앞둔 행복한 신혼부부나 설렌 마음으로 이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중리가구특화거리' 조형물 또한 대형트럭이 들이받아 없어진 상태다.

'특화거리'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침체돼 있었다.

가구거리에서 10년째 운영해 오다 폐업한 김모(44)씨는 "코로나19 초반에는 정부에서 재난지원금 등 지원해 주면서 시민들이 구경도 많이 하러 왔다"며 "1억 이상씩 벌며 호황을 누렸는데 코로나19가 지속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가 되면서 빚에 못이기고 폐업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한편 중리동 가구거리는 1997년대 형성됐다.

8차선의 넓은 한밭대로, 대전 톨게이트를 비롯해 동부고속버스터미널 등을 통해 외지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경쟁력으로 평가받았다.

이로 인해 청주를 비롯해 청원, 무주, 금산, 옥천 등 외지에서도 많은 고객들이 찾아왔다.

교통 접근성이 좋은 이유로 30여 개의 가구 매장이 중리동 가구거리로 모여들게 되면서, 국내 중저가 가구부터 이탈리아·독일 등 유럽 명품가구까지 또 침실·거실·주방가구 등 다양한 가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에 다양한 살림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신혼부부의 필수 방문 코스 중 하나로 꼽혔다.

구는 2000년대 특화거리로 지정, 거리 활성화 위해 심야영업, 주차장, 공동마케팅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쳤지만, 활발한 사업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매장과 경기침체는 견디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들을 버티지 못한 상인들은 떠났고, 30여 개의 매장이 현재는 20여 개로 줄었다.

또 고가 브랜드 매장이 신도심으로 빠져나가고, 중저가 브랜드만 남게 됐다.

이에 침체된 지역 가구거리를 위해 대덕구는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가구거리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인회가 뭉쳐야하는데 지금은 소통이 안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그래도 특화거리인 만큼 구에서 간담회, 공모사업 등 소상공인들을 도와줄 방안을 찾아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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