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절약도 유행, 현금 챌린지
중. MZ세대가 부수입을 창출하는 법
하. '현금만 사용' 2주간 체험해 보니…
[충청신문=대전] 유수정 기자 = 올 들어 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가계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 1~8월 명목임금이 2.1% 오를 때 소비자물가는 3.7% 상승했다. 월급이 늘어도 통장이 가벼워지는 시대에 청년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충청신문은 MZ세대의 저축과 절약법을 3회에 걸쳐 살펴봤다. <편집자주>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27)씨는 현금으로만 생활한다. 급여를 받으면 생활비를 전부 인출하고 카드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씨는 “손에 잡히는 돈을 쓰면 잔고가 피부로 와닿기 때문에 신중한 지출이 가능하다”며 “은행 이자를 포기한 대신 저축액은 두 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고물가에 MZ세대 사이 현금 챌린지가 인기를 얻고 있다.
8일 본지 취재 결과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현금생활', '현금챌린지' 해시태그를 단 영상의 조회수는 총 3240만회에 달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의 경우 같은 내용으로 6만 3000개의 게시물이 등록됐다.
현금 챌린지는 실물 현금으로만 생활하는 챌린지다. 통신비, 보험료 등 개인별로 카드 사용이 불가피한 지출을 제외하고 현금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한 달 단위로 예산을 짜고 해당 금액을 인출해 주 단위로 나누면 된다. 이때 추가 지출이 예상되는 주는 분배 비중을 높인다. 경조사비나 주유비 등 고정지출을 따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를 보관함, 거치대, 바인더 등에 칸칸이 넣고, 한주 동안 쓰고 남은 돈은 다시 저축한다.
각종 간편결제가 일상에 자리잡은 가운데 이들은 절약을 위해 현금 사용의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19~29세 청년의 51.3%가 주관적인 가구 소득수준에 대해 ‘여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재정 상황이 악화된다면 우선적으로 줄일 지출항목은 외식비(76.3%), 의류비(50.5%), 문화·여가비(47.2%) 순으로 나타났다.
대전 중구에서 일하는 직장인 박모(28)씨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올라 뭐라도 아껴야 한다”며 “돈을 쓰지 않고 참아야 하는 ‘무지출 챌린지’보다 잔고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현금 챌린지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사회 초년생의 경우 올바른 소비 습관 형성이 중요하다"며 현금 사용이 이를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챌린지를 통해 참여를 유도하고 예쁜 디자인의 가계부, 금고 등을 사용하는 데서 트렌드에 민감하고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이 나타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