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이혜숙 수필가] 완장이 팔에 채워진 순간 힘이 되었고 권력이 되었다. 사회주의 국가를 찬양하는 북한이 같은 민족인 남한을 침범하면서 일어난 전쟁. 그들은 지주에게서 머슴살이하는 사내들에게 빨간 완장을 채워주었다. 북한 공산당은 부르주아를 처단한다는 미명아래 지주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인민군을 대신해서 주인을 죽창으로 살해하고도 머슴은 아무런 죄
[충청신문=김기자 수필가] 친정 남동생이 무슨 일 때문인지 빨리 오라고 한다. 예감은 적중했다. 어머니를 해가 지기 전에 계시던 요양원으로 모셔다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 사실이 서글펐다. 명절을 쇠기 위하여 요양원으로부터 외박허가를 받아 집으로 모시게 되었는데, 동생의 직장 관계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제한된 시간이라 하니 출가한 딸들도 서둘러 친정으
[충청신문=김기자 수필가] 초록물결을 이루는 나무는 볼수록 풋풋하다. 잎이 무성해지기까지의 성장단계 때에는 겨울 산 능선위에서 벌거벗은 형상으로 아마도 애처로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으리라. 그리고 봄을 지나 여름에 이르기까지 나름대로는 많은 고군분투를 하며 지내 왔을 것이다. 딸애를 떠올릴 때마다 그런 기분에 젖어든다. 이제 함박웃음을 지으며 다가오는 딸의
[충청신문=이혜숙 수필가]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왜 그러는 걸까. 점점 사랑이 사라져간다.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잘못 들은 거라고 소리치고 싶다. 그런데 사실이란다. 너무 자주 올라오는 소식. 자녀 학대문제다. 엄마가 큰 딸을 살해하고 암매장 했다고 한다. 또 작은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엄마가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자신의 몸 속
[충청신문=김기자 수필가] 자전거를 타보고 싶었다. 예전부터 운동신경이 둔한 터라 엄두를 낼 수 없었는데 배우기로 단단히 결심을 했다. 남편이 애써 뒤에서 붙들어 주며 페달을 돌려 보라 하지만 한 바퀴도 못 돌리고 넘어지기 일쑤였다. 다리는 온통 멍투성이가 된 채 가족들에게 핀잔을 들어야만 했다. 오기가 생기고 말았다. 며칠 동안 수없이 연습을 했더니 이제
[충청신문=이혜숙 수필가] 이글거리는 도로의 열기가 한여름에 더위를 실감케 했다. 바다에 떠 있는 유람선에 오르니 작렬하는 태양에 달구어진 갑판에서 올라오는 열기는 내 몸이 다 태울 것 같다. 구름 한 점 없이 타오르는 여름의 더위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마저 지치게 한다. 유람선 선장으로 있는 남편을 만나러 온 길이다. 대천 항에 도착하니 북적거리리라는 생각
[충청신문=김기자 수필가] 요즘 들어 양쪽 팔이 부자연스럽다. 가끔씩 이어지는 통증으로 인해 병원치료가 잦은 편이다. 나뿐 만은 아니다. 얘기하다보면 너나 할 것 없이 대부분 그렇다고들 한다. 기계도 오래 쓰다보면 당연히 고장 나고 닳아지는 터 하물며 사람도 오죽하겠냐는 얘기들을 나눈다. 늘 건강하고 생기 왕성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직접적인 깨달음을
[충청신문=이혜숙 수필가] 지난 달 친구들과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코흘리개 친구들이 만나 처음으로 떠나는 것인 만큼 들뜬 마음은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 즐거워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깔깔대고 수다 떠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어릴 적부터 친구사이로 지내온 관계이고 다들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지만 자주 만나지 못하는 우리들의 입은 쉴 새가 없다.
[충청신문=김기자 수필가] 설거지를 하다말고 갑자기 낡아진 냄비가 거슬린다. 버릴 셈을 해본다. 이곳저곳 살피다가 이번이 기회라 여기고 사용하지 않는 그릇들과 함께 내몰듯 한쪽으로 밀쳐 둔다. 너무 오래 쓴 탓에 빛은 바래 버렸고 겉 표면조차 나이든 사람의 모양새이니 달갑지 않을 뿐이었다. 미련을 떨쳐내는 것처럼 아예 대문 앞까지 옮겨다 놓았다. 떠나가기
[충청신문=이혜숙 수필가] “아프잖아 제발 그러지마” 외치고 또 외쳐본다. ‘묻지 마’ 테러를 당하고 숨진 20대 여성의 이야기가 보도되었다. 가해자는 무방비 상태의 여성을 살해했다는 것이다.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화장실에서 나오다 참변을 당했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왜 그랬을까. 피해자는 이미 고인이 되었으니 말을 못하고 부모. 형제는 얼
[충청신문=김기자 수필가] 장마가 시작이다. 연일 매스컴에서 쏟아내는 소식에 마음을 졸인다. 비가 와서 불편하다기 보다는 그로 인해 발생되는 피해가 여간 걱정이 아니다. 시뻘건 물이 사람을 위협하고 있다. 마치 진노한 폭군처럼 다가와 불안함을 안겨주니 무섭기까지 하다. 거침없이 산하를 집어삼키듯 소용돌이치는 것을 보면 인간은 자연 앞에 나약한 존재일 수밖에
[충청신문=김기자 수필가] TV 화면이 곧바로 나를 얼어붙게 만든다. 노인의 삶을 조명하는 특별한 프로를 보게 되면서다. 등장인물은 우선 알기 쉽게 유명 연예인을 택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제 나이가 삼사십 대의 사람들이다.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서 칠팔십 대의 나이로 살아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거기에는 분장의 효과도 한 몫을 해내고 있었다
[충청신문= 김 기 자 수필가] 한낮의 햇살을 맞으며 거닌다. 밝은 기운이 온 몸을 적셔주는 기분이다. 다리가 아픈 줄도 잊은 채 이곳저곳 훑으며 눈요기에 한참동안을 보내기 시작한다. 가끔씩 지나던 길이건만 시야에 담기는 모든 것들이 생경스럽다. 그동안 갇혀 있던 우리에서 빠져 나온 듯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에 취해 들어가고야 말았다. 오늘따라 그 맛이 다
한낮의 햇살을 맞으며 거닌다. 밝은 기운이 온 몸을 적셔주는 기분이다. 다리가 아픈 줄도 잊은 채 이곳저곳 훑으며 눈요기에 한참동안을 보내기 시작한다. 가끔씩 지나던 길이건만 시야에 담기는 모든 것들이 생경스럽다. 그동안 갇혀 있던 우리에서 빠져 나온 듯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에 취해 들어가고야 말았다. 오늘따라 그 맛이 다른 이유가 왜일까. 문득 진정한
[충청신문=김 기 자 수필가] 쌀밥 꽃이 활짝 피었다. 나뭇가지마다 걸려있는 하얀 꽃송이들이 소복소복 담긴 쌀밥 같은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걸음을 멈추어야 했다. 문득 아득한 옛날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함께 했던 가족들의 모습이 그리움으로 변해 원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도 몰래 눈물샘이 움직인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다시 아이가 되어서 순수
마음을 들뜨게 하는 화려한 불빛이 서울의 밤을 수놓고 있다. 가슴 설레며 빌딩 속에 있는 작은 파티 장소로 빨려 들어갔다. 작은 방 한 칸을 가득 메운 친구들이 눈에 띄었다. 화려한 불빛만큼이나 화사하게 차려입은 친구들이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고 있다. 홍조 띤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다들 행복한 표정이다. 그 대열에 나도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한 날이
그곳으로 가는 발걸음이 즐겁다. 낡고 좁다란 길을 따라 진열되어 있는 물건들조차 낯설지 않고 편하다. 누가 나를 기다려주는 것도 아닌데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다. 웬만하면 가벼운 차림으로 나선다. 시간의 제약도 두지 않으려 한다. 볼 것, 들을 것 까지 담아올 커다란 마음의 바구니를 준비해간다. 가슴에 지녔으니 전혀 거추장스럽지가 않다. 재래시장에 가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다만 눈빛으로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을 뿐이다. 까만 눈동자 때문일까. 아니면 너무도 솔직하게 내미는 작은 손들이 귀여워서 일까. 나보다 조금 더 가무스름한 피부를 보며 왠지 모르게 어린 시절이 오버랩 되어 온다. 바로 라오스의 소금마을 아이들을 앞에 두고서다. 가이드가 당부를 한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건네 와도 신경 쓰지 말라는 거
‘歷史칼럼“ 忠淸南道(충청남도) 地名 沿革(연혁) 고대 부족들이 웅거하던 시대에는 지역고을에 城(성)을 쌓고 통치의 중심으로 삼았다. 馬韓(마한) 54개, 辰韓(진한) 12개, 弁韓(변한) 12개 城邑(성읍) 國家(국가)였다. 수도를 중심으로 국가체제를 갖추면서 필요에 따라 구획(區劃)을 분할하고 주(州) 도(道) 부(府) 郡(군) 현(縣) 읍(
우려가 현실로. 참 안타깝다. 프로축구(K리그) 1부 리그 승격 1년만에 다시 2부 리그로 강등하고만 대전 시티즌을 두고 하는 말이다. 28일 광주와의 최종전을 앞둔 시티즌은 올 시즌 4승7무26패, 승점19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1부 리그 12개팀 중 최하위다. 시즌벽두부터 예견된 우려이긴 하나 솔직히 기우(杞憂)이길 바랐음에도 끝내 기적은
예로부터 부모는 자식들이 눈물을 흘릴 때 마다 불호령을 내렸고 도가 넘는다 싶으면 가차 없이 종아리를 들었다. 흐느끼는 아이에게 무릎을 꿇게 하고, 남자가 모름지기 눈물을 흘려야 할 때는 일생에 단 세 번뿐이어야 한다며 엄중하게 훈계를 하였다. 세상에 처음 태어났을 때와 사랑하는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경우, 그리고 나라를 잃게 될 지경에 이르렀을 상황 외에는
“마을의 문화는 주민의 행복한 삶의근간이 되어야 한다 ” 10월의 어느 날 제법 쌀쌀해진 밤공기에 외투를 챙겨 입은 사람들이 하나둘 동네 공원으로 모여들었다. 조용한 산책로였던 수변공원에 무대가 설치되고 화려한 조명이 어두운 밤을 밝혔다. 구에서 동별로 이루어지는 마을축제날이었다. 각 마을축제는 지역민들이 주축이 되어 자발적으로 꾸려나가는데, 늦은 시간까지
김 의 영(백석문화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윤리 사상의 중심인 효 정신은 인간의 선한 본성과 사람됨을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의 기본원리이고, 개인적으로는 자기관리를 통한 도덕적인 인격체가 되고, 사회적으로는 예의적 질서를 구현하기 때문에 현대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어려서부터 도덕성지수(MQ)를 높여야 2
현대사회 과학의 발달은 우리 삶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의학의 발달은 인간으로 하여금 생명연장의 꿈을 실현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의학발달로 인한 생명의 연장과 오래 산다는 것을 의미하는 장수(長壽)와는 다른 차원에서 논해야 할 것이다.요즘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노익장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면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70세 된 사람이 보디빌
‘쿡방(Cook:요리하다+방송)’의 전성시대다. 어느 채널을 돌려도 요리하고 맛보는 장면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먹는 행위에 주목하던 ‘먹방’에서 시작한 유행은 요리하는 행위 자체를 주된 아이템으로 하는 ‘쿡방’의 열풍으로 이어져 그 인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요리하고 먹는 것에 집착하는 방송의 이면을 보면 우리사회 경제·사회·문화의 쓸쓸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