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신문=증평] 김정기 기자 = 밖에서나 안에서나 폐기물이 말썽이다.
생존권에 위협받는 증평군이 계속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끊임없이 제기된 증평읍 연탄리 인근 악취 민원이 지난 4일 그 실체를 드러내며 의회가 단단히 벼르고 있다.
그동안 연탄리 주민들의 계속되는 민원 제기에도 불구하고 해결이 되지 않자 이 마을 이기섭 이장과 일부 주민들은 급기야 군의회에 해결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이 마을 이기섭 이장과 주민들은 중장비를 동원해 군 관계자, 이창규 군의회 부의장과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음식물 쓰레기, 건축자재, 오염된 폐비닐 등을 꺼냈다.
3300㎡(1000평) 규모의 밭에 이 날만 약 1만㎥ 양을 걷어내는 작업이 펼쳐졌다.
다음날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도 약 4m 이상 4개의 구덩이에는 굴착기로 파낸 흔적이 역력한 채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주민 A 씨는 “도대체 오랜 기간 왜 해결이 안 됐는지 의문이다”며 “군을 못 믿겠다”고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이기섭 이장도 “우리가 바라는 건 냄새 안 나는 곳에서 사는 것뿐이다”며 “제발 악취 좀 없애달라고”고 거듭 호소했다.
군 역시 몹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정미선 환경위생과장은 “최초 민원접수 시부터 마을 경로당은 물론 군에서도 토지주와 주민들을 여러 차례 만나며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며 “지난해 12월 70대, 지난달 55대의 반출차량을 동원해 민원 해결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체된 이유에 대해서는 “시험성적서를 가진 적법한 비료관리업체였으며 타 시·군의 사례를 검토 중에 있었다”며 “청주시에 공문도 발송했으나 쉽지가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최초 행위자인 토지주가 원상복구를 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후 불법행위 여부 등에 대해서는 관련법을 검토해 고발 조치하겠다”고 처지를 밝혔다.
주민들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러한 상황에서 의회와 충돌은 불가피하다.
군의회는 단호한 태도를 밝혔다.
이창규 부의장은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며 “어떻게 오랜 기간 방관만 하고 해결을 못 할 수가 있었는지 행정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장천배 의장도 “군에 어떤 방향을 잡고 있는지 출석요구를 한 상태이다”며 “긴급 간담회를 통해 심각한 상황을 짚고 넘어가겠으며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해결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미온적이고 안일한 군의 태도를 지적한다”며 “관계기관과 협조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민 편에 서서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나타냈다.
폐기물로 민감한 지역 분위기 속에서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의 입장을 의회가 어떻게 봉합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더불어 군의 환경행정이 이번 계기로 진일보 내디뎌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염원하는 ㈜우진환경개발의 소각장 증설 반대 및 폐쇄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매립된 물질의 정확한 성분과 음식물 쓰레기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주민들이 주장하는 청주시 북이면에 있는 Y 업체에 수차례 연락을 했다.
하지만 담당자가 부재중이라는 말과 연락을 주겠다는 말만 할 뿐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에 꺼낸 물질들이 어떻게 매립됐는지, Y 업체의 음식물 쓰레기가 적법하게 반출이 됐는지가 명확히 해명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