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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스님의 마음이야기] 길을 걸으며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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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9.04 12:19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보안스님 호주 시드니 보리사 주지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친구들인데 목적지가 같아서 같이 길을 나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길을 가는 습관은 매우 달랐습니다. 같은 길을 가는데도 한 사람은 주로 땅만 내려다보고 길을 걸었고 다른 한 사람은 주위를 살피면서 발걸음을 내디뎠고 나머지 한 사람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땅만을 보고 걷는 사람은 발걸음은 조심스럽게 내디뎠지만 지나온 길을 제대로 보지를 못했고 하늘을 주로 보고 걸은 사람은 땅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돌부리에 걸리던지 패인 웅덩이에 발을 헛디디어 넘어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주의를 잘 살핀 친구는 지나온 길에 많은 것을 보며 왔기 때문에 보고 느낀 것이 많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의 종류의 세상을 살아가는 마음 자세가 있겠지만 길을 가는 세 사람의 태도로 분류해 보았습니다.

하늘을 바라보고 길을 가는 사람은 이상만을 쫓는 사람을 비유한 것입니다. 지금 현재의 자신의 처지와 입장이나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고 꿈을 꾸듯이 살아가면 자신은 행복할지 모르나 주변이 괴롭습니다. 특히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 옆에서 보기에 힘이 듭니다. 인간의 역사에 이상이 있고 이상을 추구하려는 이들이 있었기에 우리들의 삶이 이렇게 변해오고 있다고 말을 할 수는 있지만, 거기에 너무 빠지면 현실을 떠난 삶이 되고 맙니다.

땅만을 내려다보고 길을 걷다 보면 길에 떨어져 있는 것들을 볼 수는 있지만, 자신이 나아가는 방향에 놓인 다른 많은 것들을 제대로 알 수가 없습니다. 길에 놓인 것은 이미 만들어진 길이기에 지난 과거의 결과물입니다. 그 길을 고칠 수는 있겠습니다. 길에 놓인 돌을 치운다든지 패인 웅덩이를 메우는 일을 할 수는 있지만,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길을 가는 동안에 그렇게 하려는 마음을 내기는 힘이 듭니다. 그런데 가끔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들의 마음은 평범한 사람들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주변을 잘 살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길을 걷는 동안 삶을 살아가는 동안 한 걸음 한 걸은 착실하게 내디뎌서 목적지에 간 것입니다. 평상시에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한 사람입니다. 그런 종류의 사람은 자신의 인생도 잘 꾸려 가고 조그마한 마음을 내더라도 주변에도 큰 도움을 주는 능력을 갖출 수도 있습니다.

세 가지로 구분하여 주변을 잘 살핀 사람을 가장 뛰어나다고 표현하는 것 같지만 나머지 경우의 사람들도 그들이 어떻게 마음을 쓰느냐에 따라서 각자의 처지에서 삶의 질이 다르므로 이것은 옳고 저것은 그르다고 단정을 지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주어진 시간을 누리며 살아가는 동안에 어떻게 살고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 가를 세 사람의 길 위에서의 태도를 생각하며 자신은 어떠한 경우의 삶을 살고 있는가를 점검을 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것이 자신과 가족 넓게는 세상을 아름답게 꾸미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시간시간을 알차게
보내다 보면
쌓이고 쌓여서
큰 열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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