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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농촌 들녘 “힘들다… 힘들어”

냉해·병충해에 가격 폭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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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7.16 19:27
  • 기자명 By. 충청신문

-‘갈색여치떼’등 영동·청원서 점차 북상

-마늘·감자·옥수수 공급과잉에 가격 폭락

올봄 이상 저온으로 과수 냉해를 입은데 이어 병충해가 기승을 부리고, 일부 농작물은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충북 농촌 들녘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장대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병충해 추가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피해 확산까지 우려되고 있어 농심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고 있다.

전국적으로 품질 좋기로 유명한 단양 마늘농가들은 막바지 수확에 나서고 있지만 풍년가는 부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얼굴에 수심만 가득하다.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한 탓이다.

올해 마늘 수매가격은 ㎏당 3500원으로, 지난해 83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전국적으로 마늘 재배면적이 늘어난데다 작황까지 좋아 생산량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전국적인 마늘 생산량은 36만1000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6%가량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재고량 33만9000t도 고스란히 쌓여있다. 김장철까지는 수요가 늘어날 요인도 많지 않아 농민들로서는 판로 확대를 꾀하기가 쉽지 않은 답답한 상황이다.

감자 생산 농가들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괴산 등 산지 감자 도매가격은(20㎏ 기준) 1만2000원 안팎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6%가 하락했다.

농협 감자 수매가격도 ㎏당 650원 수준에 그쳐 지난해 평균 수매가보다 13%가량 떨어진 상태다.

감자 역시 전국적인 공급 과잉에 추가 가격 하락을 우려한 농민들이 앞다퉈 출하하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수확이 시작된 괴산의 명물 대학찰옥수수 역시 재배량이 급증하면서 판로 확대가 걱정이다.

괴산에서는 올해 3000여 농가가 2050㏊에서 1만8400여t의 대학 찰옥수수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1만2600t)보다 무려 5800여t이 늘어난 것이다.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농가소득을 올리는 ‘효자’로 떠오르자 앞다퉈 옥수수 재배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나 농협이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을 벌이고, 판로 확대에 힘쏟고 있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겨울 한파에 올봄 이상 저온까지 겹치면서 충북 과수농가들은 이미 큰 타격을 입었다.

영동과 옥천의 감나무는 전체 면적의 20%가 이미 동해로 고사했다. 음성의 복숭아 농가 피해는 더욱 컸다. 전체 복숭아 재배면적의 40%를 차지하는 462㏊가 동해를 봐 올해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게다가 최근 장마로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생육일수가 짧아 과일의 씨알이 작아지면서 상품성이 떨어지고, 천공병도 번지고 있다.

영동의 포도도 장마가 계속되면 알이 터져 쓸만한 ‘상품’을 건질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고추가 썩거나 곯아떨어지는 역병과 탄저병이 발생할 수 있어 농민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해충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청원과 영동에서 대규모로 출현한 갈색 여치는 최근 음성 일대에서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고추 등 농작물은 물론 과일까지 닥치는대로 갉아먹는 '무법자'인 갈색 여치는 마땅한 천적도 없는 상황이다.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분포 지역도 점차 북상, 농민들과 행정당국이 방제에 나서고 있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2006~2007년 영동에서만 20여㏊의 농경지가 초토화된 경험이 있는 터라 농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갈색날개 매미충과 복숭아 유리나방, 꽃매미도 창궐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꽃매미 알은 이미 충북지역 1000여 농가 600㏊에서 확인됐다. 꽃매미 알의 자연 부화율이 76.9%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조기 방제에 나서지 않으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

농민들은 “냉해에 가격 폭락, 병해충까지 극성을 부리는 삼중고에 농사지을 의욕을 잃었다”며 “피해 농가를 지원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충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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