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신문=대전] 김미영 기자 = 출시 일주일 만에 20만 개 판매. 대전에서만 살 수 있는 지역 한정판. 귀여운 패키지에 추억까지 자극하는 레트로 감성. 대전시가 선보인 '꿈돌이 라면'이 요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인증샷과 함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건 결국 ‘진짜 맛있느냐’는 물음이다.
지난 9일 대전시가 출시한 ‘꿈돌이 라면’은 1993년 대전엑스포의 마스코트인 꿈돌이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으로,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선보인 캐릭터 라면이다. 제품은 쇠고기맛(초록색)과 해물짬뽕맛(빨간색) 2종이며, 국물은 대전시와 20년 경력의 지역 스프 전문업체가 공동 개발하고 면은 오뚜기에서 제조했다.
맛뿐 아니라 마케팅 전략도 눈에 띈다. 매운맛 조절 스프와 불향 유성스프, 귀여운 꿈돌이 후레이크까지 구성품은 꽤 정성스럽다. 특히 함께 출시된 양은냄비, 열쇠고리, 냄비받침 등 굿즈는 젊은 소비자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며 판매에 불을 붙였다. 대전 동구 소제동에 문을 연 팝업스토어 ‘꿈돌이네 라면가게’도 연일 문전성시다. 대전역, 꿈돌이하우스, 농협 하나로마트, 일부 GS25 편의점 등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지역 한정판이라는 희소성도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맛은 어땠을까. 기자는 해물짬뽕맛을 직접 조리해 맛을 봤다.
패키지는 귀엽고 레트로한 감성이 강했으며, 대전의 다양한 상징들이 잘 표현돼 있었다. 구성은 일반 라면과 동일했으며 조리도 어렵지 않았다. 국물에서는 은은한 불향이 느껴졌고, 맵기를 조절할 수 있는 별도 스프가 함께 들어 있어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 있었다.
맛은 전반적으로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편이다. 해물짬뽕 특유의 진한 국물이라기보다는 순한 국물맛에 가까웠고, 불향은 있지만 강하지 않았다. 면발은 열라면과 비슷한 굵기에 신라면보다 쫄깃했지만, 국물 맛을 충분히 머금지는 못했다. 가장 기대했던 꿈돌이 어묵 후레이크는 2~3개 정도로 아쉬웠다.
종합적으로 보면, 전체적인 맛은 ‘오뚜기 라면’과 유사했고, 라면 자체의 퀄리티보다는 패키지와 캐릭터의 매력이 더 크다는 인상이 남았다. 가격은 개당 1,500원이지만 굿즈나 지역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 팝업스토어 등에서는 6,000원 선으로 형성돼 있어 다소 부담스럽다는 느낌도 있었다.
재구매 의사를 묻는다면 ‘선물용 혹은 기념품용으로는 적합하지만, 라면 본연의 맛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다.
대전시는 꿈돌이 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오는 7월에는 꿈돌이 호두과자를 출시하고, 이후 떡볶이, 막걸리 등으로 식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캐릭터와 로컬푸드를 결합한 브랜드 전략이 지역 성장 모델로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