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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성적은 1위…구단·대전시 ‘안전 감수성’은 낙제점

간판 떨어지고, 파울볼에 유리창 박살, 수영장 물 넘쳐
새 구장 시설 관리 부실, 야구 열기에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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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5.07.29 17:04
  • 기자명 By. 최일 기자
▲지난 27일 경기 시작 40여분 전 대전한화생명볼파크 4층 통로에서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지난 27일 경기 시작 40여분 전 대전한화생명볼파크 4층 통로에서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충청신문=대전] 최일 기자 =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성적에 걸맞지 않은 부실한 구장 관리로 팬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자칫 인명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대대적인 안전 점검이 요구된다.

올 시즌 개막에 맞춰 문을 연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신바람을 내고 있는 한화는 29일 현재 57승 3무 36패, 승률 0.613로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10개 구단 중 당당히 1위를 달리며 오랜 암흑기를 탈출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쥘 것이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구단과 대전시의 ‘안전 감수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7일 한화와 SSG랜더스 경기 시작 40여분 전 1루쪽 4층 통로의 천장에 부착돼 있던 길이 2.5m. 무게 10㎏의 간판 한쪽이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일어났다.

1만 7000여명의 만원 관중이 입장한 상태였기 때문에 자칫 인명 피해가 일어날 수 있었다. 다행히 불상사는 없었지만 지난 3월 29일 NC다이노스 홈구장인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경기장 내 설치물 낙하로 야구팬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치는 사고의 악몽을 떠오르게 했다.

NC파크 사고를 계기로 전국 야구장에 대한 긴급 안전진단 및 점검이 진행됐지만 구조물 낙하 사고가 또다시 일어난 것으로, 야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위험천만한 장면이었다.

KBO는 한화 구단에 이번 사고 경위서를 제출할 것과 종합적인 경기장 안전관리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한화생명볼파크에선 이미 경기 중 파울볼에 유리창이 수차례 깨져 문제가 됐다. 파울 타구가 구장 내 음식점이 입점한 건물 유리창 등을 박살내는 모습이 생중계되며 구장 내 안전 불감증이 도마 위에 오른 것.

언제든 유리 파편이 관중들에게 튈 수 있는 상황을 방치한 구단은 대전시와 협의해 안전 그물망을 뒤늦게 설치했다.

또 세계 최초로 수영하며 야구를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자랑한 ‘인피니티풀’의 물이 넘치며 아래 쪽 관중들의 원성을 샀고, 준공한 지 얼마 안 된 수영장에서 누수가 발생했으니 부실공사 아니냐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전한화생명볼파크 경기 중 파울볼에 깨진 유리창. (KBS 보도 화면 갈무리)
▲대전한화생명볼파크 경기 중 파울볼에 깨진 유리창. (KBS 보도 화면 갈무리)

한화이글스의 열성적인 팬이라는 50대 박 모 씨는 “새 구장에서 한화가 좋은 성적을 거둬 폭염에도 응원할 맛이 난다. 그런데 경기장 곳곳에 문제점이 있어 대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돈 벌기에만 급급하고 안전 관리는 너무나 소홀한 것 같다. NC파크 사망 사고처럼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마조마하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에 대해 구단 관계자는 충청신문과의 통화에서 “건물 하자에 대해선 시공사인 계룡건설과 관리감독 주체인 대전시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준공한 지 4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새 구장에서 시즌 도중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져 난감하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그는 “주말 경기를 앞두고 간판 한쪽이 떨어졌는데, 인명 피해가 없어 가슴을 쓸어내렸다”며 “파울볼로 인한 유리창 파손과 관련해선 음식점 창문 앞에 안전망을 설치했고, 스카이박스 유리엔 안전보호필름을 부착했다. 인피니티풀은 누수가 아니라 자동배수시스템 오류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 체육시설과 관계자는 “구장 건립에 대한 기본계획과 공간 배치는 한화와 함께한 것이고, 준공 후 경기장 사용권은 한화로 넘어간 만큼 시설 유지 관리뿐 아니라 경기 중 안전사고 예방은 구단 측에서 보다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라며 구단 측 책임을 부각하고, “금명간 한화, 시공사, 감리단과 대책회를 열고 전반적인 시설물 안전 점검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총사업비 2074억원(시비 1438억원, 국비 150억원, 한화그룹 486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4층(연면적 5만 8539㎡) 규모로 지난 3월 5일 개장한 한화생명볼파크는 ‘휠체어 지정석이 오히려 장애인들의 관람권을 침해한다’는 질타를 받았고, 앞뒤 좌석 간 낮은 단차, 일부 좌석의 시야 제한 등이 줄곧 지적돼 왔다.

개장 직후 외야석 한가운데 대전의 정체성과 무관한 ‘63빌딩’ 조형물을 세웠다가, 이장우 대전시장이 공개 석상에서 부적절성을 언급하자 부랴부랴 철거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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