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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짜장면 ‘산내돌짜장’

[기획 연재] 입터진 기자의 한입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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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5.11.06 18:19
  • 기자명 By. 김미영 기자
산내돌짜장 외부 (사진=김해인 기자)
산내돌짜장 외부 (사진=김해인 기자)

차를 타고 산내로 향하는 길, 공기가 부드럽게 달라진다. 도시의 냄새가 희미해지고, 산바람이 서서히 스며든다. 유리창 너머로는 가을빛이 고요히 흘러내리고, 그 공기 속엔 묘하게 따뜻한 정적이 깃든다.

굽이진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마주한 곳, 기와지붕 아래 단정히 자리한 ‘산내돌짜장’이다.

산내돌짜장 외부 (사진=김해인 기자)

주차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커다란 입간판 한 줄이었다. ‘짬뽕은 없습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묘한 힘이 있었다.

짬뽕이 없어도 한 그릇의 짜장으로 충분하다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그 한 줄만으로도 이 집이 어떤 마음으로 음식을 내는지 알 수 있었다. 한 가지 메뉴에 모든 진심을 쏟는 집, 그 확신이 첫인상부터 강렬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벽면 가득 걸린 상장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대한민국 한식조리명인’, ‘발효대가’, ‘한식대가’ 등 요리에 쏟은 세월과 정성이 한눈에 읽힌다. 이곳의 짜장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정성과 철학이 어우러진 한 그릇이다. 가을의 길 끝에서 만난 확신의 맛, 산내돌짜장이다.

◎ 대표 메뉴, 이렇게 맛봤어요!

 추부 깻잎 돌짜장 (영상=김해인 기자)
 추부 깻잎 돌짜장 (영상=김해인 기자)

가장 먼저 맛본 ‘추부 깻잎 돌짜장’은 돌판이 테이블 위에 올려지는 순간 향부터 퍼진다. 들깨와 부추, 깻잎이 어우러진 향이 부드럽게 번지고, 그 아래에서 해물과 면이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향을 더한다.

직원이 직접 비벼주는 추부깻잎돌짜장 (사진=김해인 기자)
직원이 직접 비벼주는 추부깻잎돌짜장 (사진=김해인 기자)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리면 들깨가 고소하게 따라오고, 통통한 오징어와 새우가 함께 감긴다. 깻잎 특유의 향긋함이 짜장과 어우러지며 입안이 상쾌하다. 기름지지 않은 짜장은 향으로 완성되는 한 그릇이다.

 묵은지 돌짜장 (영상=김해인 기자)
 묵은지 돌짜장 (영상=김해인 기자)

이어 맛본 ‘365 묵은지 돌짜장’은 비주얼부터 강렬하다. 통으로 올려진 묵은지가 짜장과 색의 대비를 이루며 시선을 붙잡는다. 묵은지의 깊은 맛이 짜장에 풍미를 더하고, 불향과 함께 고소한 감칠맛이 이어진다.

산내돌짜장의 묵은지(사진=김해인 기자)
산내돌짜장의 묵은지(사진=김해인 기자)

마지막 한 젓가락까지 온기가 남아 있어 끝까지 따뜻하게 즐길 수 있다. 한식의 김치찜과 중식의 짜장이 만나 친근하면서도 새로운 조화를 완성한다.

 ‘만인산 매콤 둥지갈비찜 (영상=김해인 기자)
 ‘만인산 매콤 둥지갈비찜 (영상=김해인 기자)

‘만인산 매콤 둥지갈비찜’은 돌짜장과 함께 즐기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직원의 추천대로 돌짜장의 면에 갈비찜 양념을 비벼 먹자, 짜장의 고소함에 매운 양념이 스며들며 사천식 볶음면처럼 깊은 맛으로 변했다. 그 위에 부드러운 갈비살과 수북하게 올린 파채를 함께 넣으니 매콤함과 고소한 풍미가 동시에 번졌다.

  
  

마무리는 볶음밥이다. 남은 해물과 야채, 갈비살을 잘게 썰어 공기밥과 함께 돌판에 넣고, 갈비찜 소스를 더해 볶아낸다.

 볶음밥  (영상=김해인 기자)
 볶음밥  (영상=김해인 기자)

마지막 숟가락까지 긁어 먹는 순간, 한 끼가 아니라 작은 코스 요리를 마무리하는 기분이 든다. 짜장과 갈비, 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한 그릇의 완성을 보여준다.

◎ 이런 점이 좋았어요!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이곳이 왜 유명한지 단번에 알 수 있다. 벽면마다 사장님의 자부심이 드러나고, 곳곳에는 이벤트와 포토존 등 소소한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다.

산내돌짜장 내부 (사진=김해인 기자)
산내돌짜장 내부 (사진=김해인 기자)

기다림마저 즐겁게 만드는 공간이다. 테이블마다 붙은 ‘맛있게 먹는 법’을 보면 손님 경험에 얼마나 진심인 곳인지 느껴진다. 붐비는 시간에도 질서가 흐트러지지 않아 누구나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상서동 산림욕장 (사진=김해인 기자)
상서동 산림욕장 (사진=김해인 기자)

◎ 입터진 기자의 한마디
돌판 위에서 지글거리던 한 그릇이 단순한 짜장이 아니라는 걸, 먹는 동안 여러 번 느꼈다. 짬뽕 대신 짜장에 모든 진심을 담았다는 이 집의 선택은 결국 ‘확신’이었다. 정성과 시간으로 완성된 한식 짜장, 산내돌짜장은 한 그릇의 철학을 맛보게 하는 곳이다.

대전여행 중 만인산자연휴양림이나 상소동산림욕장을 찾는다면, 이 집에서 따뜻한 짜장 한 그릇으로 여정을 마무리해보길 권한다.


 산내돌짜장 (사진=김해인 기자)
 산내돌짜장 (사진=김해인 기자)

◎ 산내돌짜장 가이드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 ~ 오후 8시 (7시 20분 라스트오더)
대표 메뉴: 추부 깻잎돌짜장, 365 묵은지돌짜장, 만인산 매콤 둥지갈비찜
주차: 매장 앞 주차 가능
추천 방문 시간: 오픈 직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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