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신문=대전] 남수현·하서영 기자 = 13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동대전고등학교 시험장 앞.
이른 아침부터 차가운 공기 속에 긴장과 응원의 기운이 뒤섞였다.
기온은 쌀쌀했지만 예년 ‘수능 한파’ 수준은 아니었다.
수험생들은 묵직한 발걸음으로 교문을 향했고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와 교사들의 시선에는 자연스레 긴장감이 묻어났다.

정문 앞에서는 교사들이 일렬로 서서 “시험 잘 보세요”, “파이팅입니다”라며 학생들을 맞이했고 설동호 대전시 교육감을 비롯한 교육청 관계자들도 격려의 말을 건넸다.
부모와 함께 온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한 어머니는 딸의 어깨를 다독이며 “괜찮아, 준비한 만큼만 하면 돼”라고 다정하게 말했다. 딸은 짧게 “다녀올게요”라며 교문 안으로 들어섰다.
또 다른 학부모는 "그동안 공부하느라 고생한 걸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면서 "무사히 시험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맛있는 것을 해줘야겠다"고 했다.

친구들과 함께 온 수험생들은 손을 잡고 웃으며 긴장을 풀었다.
교문 앞을 지나던 한 학생은 “100점 받아 올게요!”라고 외쳤고 그 당찬 목소리에 주변 교사와 학부모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번졌다.
보문고 3학년 담임 이남준 교사는 “이 순간만을 위해 오랫동안 고생해온 제자들이라 마음이 싱숭생숭하다”며 “긴장하지 말고 평소 실력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촌동에서 온 한 학부모는 “갓난아기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수능을 보러 오다니 마음이 뭉클하다”며 “결과와 상관없이 오늘의 경험과 학창시절 친구들과 나눈 우정을 성인이 돼서도 오래 간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졸업생들도 시험장을 찾아 후배들을 응원했다.
두 해 전 이곳에서 수능을 치른 한 졸업생은 “그때는 긴장됐지만 지금 생각하면 좋은 추억”이라며 “후배들도 떨지 말고 언젠가 오늘을 떠올리며 웃을 날이 오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오전 8시 10분 안내 방송과 함께 교문이 닫혔지만 교사와 학부모들은 시험장 밖에서 아이들의 안전과 좋은 결과를 기원하며 자리를 지켰다.
짧은 기도와 따뜻한 격려 속, 날씨는 차가웠지만 마음은 포근한 수능 아침 풍경이 그렇게 지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