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20일(현지 시간) 8만6000달러 선까지 내려가며 7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발표된 강한 고용지표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위험자산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커진 영향이다.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8만6325.81달러까지 떨어진 뒤 8만70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8만8000달러대까지 밀렸다가 9만2000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매도세가 이어지며 다시 하락한 모습이다.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했다는 발표도 시장을 흔들었다. 9월 신규 일자리는 11만9000개로 집계돼, 월가 전망치(5만 개)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릴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약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비트코인 약세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도 영향을 미쳤다. 리플(XRP)은 2.3% 하락해 2달러 아래로 내려갔고, 이더리움(ETH)은 3% 이상 빠지며 3000달러 선을 크게 밑돌고 있다. 반면 도지코인은 비교적 변동이 크지 않았다.
AI 관련 투자심리 둔화도 하락 압력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증시는 이날 장 초반 상승 흐름을 보였으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고점 대비 1100포인트 급락하는 등 3대 지수 모두 하락 반전했다. CNBC는 “AI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함께 보유하는 경향이 있어 두 자산이 연동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0월 초 레버리지 포지션이 연쇄 청산된 뒤 하락세가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달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6200달러와 비교하면 낙폭이 더 커진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