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신문=대전] 한은혜 기자 =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는 연봉이 5% 인상돼 실수령액이 30만원 오른다고 한다. 반면 우리는 5% 인상해도 실수령액은 10만원에 불과해 그 차이가 세 배나 나는 셈”.(직장인 A씨)
“사측에서 내년도 연봉을 동결한다고 했다. 노조도 없는 중소기업이라 목소리도 못 내고 수긍할 수밖에 없다.”(직장인 B씨)
손꼽아 기다리던 연봉 협상 시즌이 돌아왔지만 직장인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트럼프 2.0시대를 앞두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연봉 동결’과 ‘소폭 인상’을 추진하는 일부 중소기업이 늘어나면서다.
특히 영세한 중소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대전지역 특성상 대기업과의 임금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28일 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소급적용 임금을 약 6% 인상하고 평균 약 1300만원의 일시금도 지급할 예정이다.
KT는 올해 임직원의 고과별 인상률이 최대 4.3%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고 등급을 받을 경우 기본 인상률 3.5%를 더해 총 7.8%의 임금 인상이 이뤄지게 된다.
대졸 초임 연봉이 6000만원에 달하는 대전에 본사를 둔 A기업의 인상률은 3.62%다.
반면 중소기업의 인상률은 대기업 절반 수준에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지역 내 A마케팅회사는 내년도 연봉을 동결했고, B기계장비 회사는 임금을 2%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덕산업단지 관계자는 “올해 입주기업들 사이에서는 연봉 동결이라는 이야기는 없었다. 다만 1~2% 소폭 인상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상반기 임금 인상 현황과 KOS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300인 이상 사업체의 정액급여 인상률은 4.3%, 300인 미만은 3.2%로 나타났다.
대전지역 300인 이상 사업체의 월급여액은 8만6227원 늘어난 반면, 100~299인 사업체 상용 월급여액은 전년대비 8만800원 증가해 8427원의 차이를 보였다.
상여금이나 명절 성과급 등을 받는 상용특별급여도 300인이상 사업체는 7.6% 증가한 반면 100~299인 사업체는 1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