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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원의 교육夢] 우리나라를 바로 알리고 바로 세우자

권기원 대전도안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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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5.06.24 11:3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권기원 대전도안고등학교 교장
“한국이 스페인의 식민지였으며, 국민 절반이 이슬람교를 믿고 있고, 마약 제조국이며, 중국 땅이다. 라는 등”의 황당한 내용이 해외 교과서에 실려있다는 오류 사실을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부터 통보받은 주영국 한국대사관 등 11개 재외공관이 해당국 정부나 출판사에 시정을 요구하는 적정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감사원의 재외공관 감사 결과가 지난 4월 중순 보도된 바 있다.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이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2006년경 필자가 교육부 ‘한국바로알리기사업’ 팀장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던 일을 회상해 보니, 당시(참여정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 정부 주도로 세계 각국의 교과서와 출판물 속의 오류를 찾아내 해당국 정부와 관계기관에 시정을 촉구하는 일과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거나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한 지도를 찾아 제작사와 관련 학자 등에게 우리 영토임을 이해시키는가 하면 해외석학을 우리나라에 초청해 친한(親韓)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활동을 활발히 추진했다.

그러나 2007년 이후 교육부의 해당 사업 예산이 전면 삭감되면서, 해당 사업에 정부가 직접 관여하지 못하게 되었고, 동 사업을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이어받아 학술 차원에서 수행하게 되었다. 어쩌면 오늘날 각국 교과서 등에서의 우리나라에 대한 표현 오류의 존재나,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다케시마로의 표기 증가가 당연히 예견된 일이리라. 동 시기부터 오히려 일본은 예산을 확대해 일본 홍보 사업 추진을 강화하며 친일 인적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 매진함으로써 세계지도에 일본해 표기가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새로 출범한 국민주권정부에서는 다시 우리 정부(교육부) 주도로 ‘한국바로알리기’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기를 꿈꿔본다. 이는 단지 이미지 회복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정체성과 주권을 지키는 중대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한편, 2022년 필자는 고교생 20명을 인솔하고 홍범도 장군의 발자취를 따라 알마티에서 우슈토베를 거쳐 투르키스탄, 쉼켄트로 이어지는 카자흐스탄 지역 3000여km를 횡단하는 국외 독립역사 현장을 탐방하며 알게 된 ‘최봉설 선생님의 유해가 아직도 쉼켄트의 뜨겁고 황량한 벌판 위에 외로이 잠들어 있다는 것과 임시정부 북간도 대표로 활동한 계봉우 선생님 생가가 길가에 방치되어 있는’ 사실을 귀국 후 신문 지면에 알리고(충청신문 2022.8.17.), 계봉우 선생님의 생가를 정부가 매입해 기념관을 건립할 것과 최봉설 선생님의 유해를 고국으로 봉환할 것을 피력한 바 있다.

또한, 재일본 가나가와한국종합교육원 원장(2013-2016년)으로서 재일동포 교육 중에 발견한 ‘한일 친선 교류 역사의 중요한 발자취’라 할 수 있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비였던 영친왕비 이방자(일본명 나시모토 마사꼬) 여사님의 하코네온천 개발과 한일 우호 교류에 힘쓴 과정을 기록하고 있는 기념비와 양국의 평화를 염원하는 평화비, 그리고 왕비의 공적을 기리고 있는 비석이 오랜 기간 방치되어 기울어져 있음을 알리고 이러한 역사 유산 역시 국가 차원에서 보존하고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2025년 현재, 카자흐스탄과 일본에 있는 역사 현장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더 늦기 전에, 세계 곳곳에 방치된 우리 역사의 흔적들을 바로 세우고 보존하는 일에 우리가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이제라도 일본과 카자흐스탄을 시작으로, 세계 각지에 방치되어 있는 우리 역사 유적과 유물을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재정비하는 바로 세우기에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의 끝자락에서 선열들의 헌신과 희생을 떠올린다.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단순한 ‘홍보’나 ‘외교 전략’이 아니라, 민족적 자존감과 미래 세대를 위한 필수 과제다. 이를 위해 재외공관과 범정부 차원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재외동포를 포함한 우리 전 국민이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우리나라를 바로 알리고 바로 세우는 일에 적극 관심을 기울이는 날, 범정부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꿈꿔본다.

이 일이야말로 더 이상 늦추어서는 안 될 진정으로 국격을 바로 세우는 일이요, 자유와 정의가 넘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일이리라.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바로 알리기를 통해 세계 일류 국가로 거듭나는 날의 모습을 그려본다.

곧 7월이 되고 여름방학이다. 건강과 안전을 유지하는 가운데 우리 청소년들이 국제 교류와 다양한 체험을 통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 직접 ‘한국 바로 알리기’ 활동에 참여하면서 각국 친구들과 우의를 다지고, 글로벌 리더십을 함양하는 값진 경험을 쌓는 여름이 되길 꿈꿔본다.

많은 학생이 국제 교류를 통해 글로벌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7월과 올 여름, 우리 학생들이 세계시민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당당히 알리는 계기가 되는 모습을 그려본다.

대한민국을 바로 알고, 바로 세우는 일이 곧 우리가 일류 국가로 도약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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