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신문=대전] 남수현 기자 = 학교급식은 단순한 한 끼 제공을 넘어,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고 행복한 학교생활의 근간이다.
급식 시간은 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친구들과 교감하며 정서적 안정을 찾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이처럼 학교급식은 균형 잡힌 영양 공급 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과 자기 돌봄이 함께 이뤄지는 공간이다.
따라서 학생과 교직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해 위생 관리, 정서 회복, 실무자의 전문성 강화가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감염병 대응과 위생 관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학교급식은 보다 안전하고 체계적인 운영이 요구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건강한 급식 환경 조성은 아이들의 성장과 학업 성취에도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교육과 돌봄을 함께 책임지는 핵심 제도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대전시교육청은 ‘2025학년도 상반기 학교급식 담당자 역량강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 급식 현장 실무자들의 전문성 향상과 마음 건강 증진에 주력하고 있다.
대전교육청이 추진하는 학교급식 안전 강화와 근무 환경 개선을 통한 바른 급식 문화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 주>

◆ 함께 지키는 위생, 함께 키우는 마음!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6월 20일 대전교육과학연구원에서 ‘2025학년도 상반기 학교급식 담당자 역량강화 맞춤형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은 식중독 사고 예방을 위한 급식 위생관리 전문성 강화와 함께, 급식 현장의 정서적 회복을 돕는 치유 강연도 함께 진행돼 현장 실무자들의 역량 강화와 마음 건강을 지원했다.
이날 교육에는 설동호 교육감 등 교육청 관계자, 영양교사, 영양사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교육은 국립순천대학교 김중범 교수의 ‘함께 지키는 위생, 함께 막는 식중독’, 경남대학교 김태훈 교수의 ‘마음의 면역력을 키우는 힐링 레시피’강연으로 구성됐다.

김중범 교수는 식중독 예방과 현장 대응 전략을 사례 중심으로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이 학교급식을 먹고 있다. 그래도 식중독은 1년에 0.2%밖에 안 생긴다. 그런데도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리가 그 0.2%를 막지 못해서다”라며 위생관리에 있어 ‘작은 빈틈’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알코올 소독, 자외선 살균기, 냉장·냉동고, 손 위생 등 실질적인 관리 방법도 자세히 소개했다.
특히 알코올 소독과 관련해 “알코올은 뿌리고 닦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 건조될 때 비로소 살균 효과가 나타난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영양사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김태훈 교수가 나서 바쁜 급식 현장에서 자신의 건강과 마음을 돌보는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과 심리의 균형을 위한 노하우를 공유했다.
김 교수는 “영양사가 식단만 짜주면 되는 줄 아는데, 실제로는 하루 종일 쉴 틈 없이 다양한 일을 처리한다”며, “대부분 사람들이 영양사의 존재조차 잘 모른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마음의 상처는 실제 고통처럼 뇌에서 반응한다”며 “영양사 선생님들이 각종 민원으로 인한 감정 상처를 방치하지 말고 스스로를 돌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괜찮은 척,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표현하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마련해야 한다”며, “공감은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무리해서 할 필요 없으며, 대신 ‘친절’과 ‘배려’가 더 지속가능한 관계를 만들 수 있으니 이에 집중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강연 중간중간 밸런스 게임, 영화·드라마 장면과 같은 이미지 자료를 활용해 이해를 돕고 공감을 이끌어내며 현실 사례 중심의 가벼운 퀴즈로 현장 분위기를 한층 밝고 활기차게 만들었다.
강연이 끝나자 대전교육청은 학교급식 운영과 관련한 행정 사항을 전달했다.
먼저 QR코드를 활용해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뒤, 학교급식 식재료의 구매·집행 및 사용에 대한 주요 지침을 안내했다.
강의에 참여한 영양교사 및 영양사들은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보며, 학교급식이란 무엇인지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설동호 교육감은 “학교급식은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교육”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영양교사·영양사뿐만 아니라 함께 급식을 만들어가는 모든 구성원이 전문성과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일부 학교에서 발생하는 소통 부족과 협력 어려움으로 인한 갈등 문제에 대해서도 제안 사항을 적극 반영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