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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한 햇살 아래, 빵이 주인공이 되는 곳 ‘그린베이커리’

[기획 연재] 입터진 기자의 한입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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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5.10.30 17:23
  • 기자명 By. 김미영 기자
그린 베이커리 매장 외부 (사진=김해인 기자)
그린 베이커리 매장 외부 (사진=김해인 기자)

[충청신문] 김미영 기자= 유난히 맑고 쨍쨍한 금요일, 관평동의 거리는 햇살로 반짝였다. 회사원들의 걸음 사이로 고소한 냄새가 감돌고, 그 향을 따라 몇 걸음만 옮기면 초록색 간판 아래로 분주한 풍경이 펼쳐진다.

유리문 너머에는 빵을 고르는 손길이 이어지고, 쇼케이스 속 빵들은 막 차려입은 듯 반짝인다. 트레이가 건네지고, 포장지가 접히고, 계산대의 숫자가 바쁘게 움직인다. 직원들의 동선은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유려하다. 마치 합을 맞춘 안무처럼, 그 움직임이 공간에 활기를 더한다. 주문과 대화, 포장 소리가 겹치며 매장은 하나의 리듬으로 가득 찬다.

그린 베이커리 매장 내부 (사진=김해인 기자)
그린 베이커리 매장 내부 (사진=김해인 기자)

문을 여는 순간, 따뜻한 열기와 함께 구운 빵 냄새가 볼을 스친다. 커다란 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공간을 한층 더 환하게 비춘다. 고소한 빵의 향과 커피 냄새, 그리고 사람들의 웃음이 뒤섞여 한 장의 오후 풍경처럼 번진다. 이곳은 관평동의 점심시간을 가장 따뜻하게 채우는 곳, 그린베이커리다.

▲ 빵순이 기자가 맛본 그린베이커리의 메뉴들 (사진=김해인 기자)
▲ 빵순이 기자가 맛본 그린베이커리의 메뉴들 (사진=김해인 기자)

◎ 그린베이커리의 대표 빵, 이렇게 맛봤어요!

첫입은 ‘에그타르트’.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가 손끝에 닿자마자 바스락 부서졌다. 결마다 버터 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속은 촉촉했다. 한입 베어 물자 달걀 크림의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졌다.

다음은 ‘바닐라슈’. 겉은 단단하고 바삭했으며, 안에는 신선한 바닐라 크림이 가득했다. 달지 않으면서 향이 깊어 끝까지 물리지 않는다. 크림이 녹아드는 순간, 크러스트와 만나 조용한 단맛이 완성됐다.

▲ 빵순이 기자가 맛본 그린베이커리의 메뉴 (사진=김해인 기자)
▲ 빵순이 기자가 맛본 그린베이커리의 메뉴 (사진=김해인 기자)

식사빵을 찾는다면 ‘연어샌드위치’가 제격이다. 와사비 마요 소스가 맛의 중심을 잡고, 은은하게 톡 쏘는 매운맛이 연어의 풍미를 또렷하게 살린다. 아삭한 양파와 함께 어우러지며 한입마다 입안이 꽉 찬다. 흔하지 않은 조합이지만 놀라울 만큼 조화롭다.

뜨거운 향에 이끌려 맛본 ‘어니언스프’는 진하고 깊다. 팽이버섯의 식감이 씹는 재미를 더하고, 양파의 단맛이 치즈의 부드러움과 어우러진다. 곰탕처럼 농밀한 질감 덕분에 식사로도 충분했다. 쌀쌀한 날, 어떤 빵과도 어울릴 맛이다.

▲ 빵순이 기자가 맛본 그린베이커리의 메뉴들 (사진=김해인 기자)
▲ 빵순이 기자가 맛본 그린베이커리의 메뉴들 (사진=김해인 기자)

빵순이 기자의 최애 Pick은 단연 ‘블루베리 쏙쏙이’.겉은 바삭하고 속은 산뜻했다.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블루베리가 톡톡 터지며 입안이 환해진다. 차갑게 보관된 베리임에도 식감이 살아 있고, 씹을수록 과육의 향이 또렷하게 번진다. 새콤한 블루베리와 요거트 크림의 균형이 완벽해 오래도록 여운이 남았다.

 사진=김해인 기자
 사진=김해인 기자

◎ 이런 점이 좋았어요!

금방 구워낸 빵들이 끊임없이 진열대를 채운다. 한 판이 비워지면 곧바로 새 빵이 나오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직원이 계산대 한가운데에서 직접 빵을 자르는 장면은 그 자체로 하나의 퍼포먼스 같다. 빵이 이 공간의 주인공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매장 한쪽 화면에는 빵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 영상으로 재생된다. 결이 부드럽게 갈라지고 크림이 천천히 녹아드는 모습이 이어지며, 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향이 전해지는 듯했다.

그린 베이커리 매장 내부 (사진=김해인 기자)
그린 베이커리 매장 내부 (사진=김해인 기자)

◎ 빵순이 기자의 한마디

이곳은 단순히 빵을 굽는 공간이 아니었다. 빵이 식기 전의 온도, 막 잘린 단면, 반죽 위로 번지는 향까지 모든 순간이 정성으로 빛났다. 쇼케이스 앞에 선 사람들의 얼굴에는 자연스레 미소가 번졌다.

짧은 점심시간이었지만, 그린베이커리 안에서의 시간은 유난히 느리게 흘렀다. 갓 구워낸 향이 하루의 무게를 덜어주고, 따뜻한 공기가 마음 한가운데까지 스며들었다. 빵순이 기자에게 관평동의 금요일은 그렇게 기억됐다.


◎ 그린베이커리 가이드

영업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대표 메뉴: 블루베리 쏙쏙이, 에그타르트, 바닐라 슈, 소금빵 등
주차 정보: 매장 건물 내 주차
추천 시간: 오전 방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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