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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애칭으로 지은 빵집, 로로네 베이커리 이야기

[기획 연재] 빵순이 기자의 최애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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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5.06.26 17:13
  • 기자명 By. 김미영 기자
▲ 로로네베이커리 외관 (사진=김해인 기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지난 20일 금요일. 비 오는 날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조용하고 따뜻한 공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발길이 닿은 곳이 바로 대전 중구 대흥동의 빵집 ‘로로네 베이커리’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은은한 버터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매장 안에는 빵을 고르며 조용히 움직이는 손님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진열대 앞에서 어떤 빵을 고를지 고민하는 이들, 빵 향을 맡으며 미소 짓는 사람들로 공간은 따뜻한 온기로 채워졌다. 창밖으로는 빗줄기가 조용히 떨어졌고, 매장 안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로로네 베이커리 매장 내부
로로네 베이커리 매장 내부

매장은 크지 않았지만, 차분한 조명과 테이블 배치 덕분에 오히려 여유로운 느낌을 줬다. 중심을 둥글게 감싸듯 자리한 빵 매대가 공간에 활기를 더했다. 한쪽엔 아이를 위한 유아용 의자까지 마련돼 있어, 이곳을 찾는 손님 하나하나를 배려하는 사장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로로네 베이커리 매장 내부
로로네 베이커리 매장 내부

로로네는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베이커리다. ‘로로’라는 이름은 아들의 애칭에서 따온 것으로, 매장 곳곳과 빵 하나하나에도 가족을 대하듯 따뜻한 마음이 배어 있다. 빵 종류는 많지 않지만, 그만큼 고르고 빚어낸 정성이 담겨 있어 오히려 더 귀하게 느껴졌다. 단골 직장인들이 들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이곳의 따뜻한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로로네 베이커리는 대흥동 골목,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발길을 멈출 만한 작은 빵집들 사이에 조용히 자리를 잡고 있다. 빵지순례 코스로도 손색이 없고, 골목을 걷다 발견하게 되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특별한 공간이다.

 로로네베이커리에서 빵을 구매하는 손님들 (사진=김해인 기자)
 로로네베이커리에서 빵을 구매하는 손님들 (사진=김해인 기자)

◎ 로로네 베이커리 대표 빵, 이렇게 맛봤어요!

가장 먼저 맛본 빵은 ‘공주 알밤 식빵’.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담백함이 인상 깊었다. 겉에 얹힌 소보루가 과하지 않고, 속은 알밤으로 푸짐하게 채워져 포근한 식감을 자아냈다. 달지 않고 고소한 맛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기에 충분했다.

다음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건, 보기만 해도 강렬한 비주얼의 ‘페레로 매직큐브’였다. 겹겹이 쌓인 패스츄리 안에 페레로로쉐를 으깬 듯한 크림이 들어 있는 빵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살아 있었으며, 반죽 자체의 고소함도 인상 깊었다. 진짜 초콜릿을 먹는 듯한 진한 풍미가 매력적이었다. 투박한 외형과 달리 입안에서 펼쳐지는 달콤함은 완벽한 반전을 선사했다.

로로네베이커리에서 빵순이 기자가 먹은 빵들 (사진=김해인 기자)
로로네베이커리에서 빵순이 기자가 먹은 빵들 (사진=김해인 기자)

식사빵을 찾는다면 ‘구운 고로케’는 어떨까? 포만감 있는 한 조각이 필요한 이들에게 제격이다. 큼직한 치즈와 부드러운 감자가 듬뿍 들어 있어 한입 한입 든든했고,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촉촉했다. 자극적이지 않아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익숙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맛본 빵 중, 빵순이 기자의 최애 Pick은 단연 ‘피스타치오 크림 빵’이었다. 화려한 겉모습만큼이나 맛도 특별했다. 고소한 피스타치오 크림이 패스츄리의 바삭한 식감과 어우러져 부드럽게 입안에서 녹았다. 중간에 들어있는 라즈베리 잼이 깜짝 놀랄만한 새콤달콤함을 더해 먹는 재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예상보다 다소 지저분해질 수 있지만, 그마저 즐거운 경험이었다.
 

로로네베이커리에서 빵을 구매하는 손님들 (사진=김해인 기자)
로로네베이커리에서 빵을 구매하는 손님들 (사진=김해인 기자)

◎ 로로네 베이커리, 이런 점이 좋았어요!

매장 내 모든 빵과 디저트는 냉동 생지를 쓰지 않고 수제로 만들어진다. 당일 생산·당일 판매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특히 포장 용기는 정성스레 제작된 자체 디자인으로, 받는 사람까지 기분 좋아지는 선물용 패키지로도 제격이다.

로로네의 페이스트리는 단순한 ‘바삭함’을 넘는다. 한 입 베어물면 ‘콰삭’ 소리가 날 만큼 결이 또렷하고 살아 있어,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풍미와 함께 감탄이 절로 나온다. 다양한 빵을 맛봤지만, 이 정도의 식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페이스트리의 결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로로네베이커리 시그니쳐 메뉴인 '리본빵' 피스타치오크림 (사진=김해인 기자)
로로네베이커리 시그니쳐 메뉴인 '리본빵' 피스타치오크림 (사진=김해인 기자)

◎ 빵순이 기자의 한마디

로로네 베이커리는 대흥동 골목을 걷다 우연히 마주치면 더 기분 좋은, 그런 빵집이다. 아늑하고 조용한 공간, 정성 가득한 빵,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담긴 서비스까지. 오늘 하루, 천천히 걸어 들어가 커피 한 잔과 함께 기억에 남을 시간을 보내는건 어떨까.

◎ 로로네 베이커리 가이드
위치: 대전 중구 대흥동 452-107
영업시간: 평일 오전 9시 ~ 오후 9시 / 주말 오전 10시 ~ 오후 7시
대표 메뉴: 공주알밤식빵, 피스타치오크림, 페레로매직큐브
주차 정보: 인근 공용주차장, 건물 내 주차장(유료)
추천 방문 시간: 정오 무렵 (빵이 가장 풍성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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