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햇살이 따스했던 금요일 점심. 둔산동 문정네거리에서 조금 벗어난 골목에 초록빛으로 둘러싸인 작은 빵집이 나타났다. 나무 창틀 너머 알록달록 진열된 빵들이 시선을 붙잡았고, 아기자기한 이름의 ‘롤라리틀베이커리’는 골목의 분위기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
문을 열자 볕이 부드럽게 스며든 창가 자리와 흙빛 의자, 곳곳에 놓인 화분들이 먼저 시선을 끌었다. 천장을 따라 이어진 밀 장식과 드라이플라워는 마치 작은 농장에 들어선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손님들은 트레이를 든 채 진열대를 신중히 둘러봤다. 오전 8시 30분부터 문을 여는 덕분에 출근길에도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곳이다.

롤라리틀베이커리의 핵심 메뉴는 베이글. 일반적인 쫀득함을 뛰어넘어 떡처럼 탄력 있는 식감으로 인기다. 베이글 초보부터 마니아까지 다양한 손님들이 찾는다. 매장 안쪽에선 커피를 곁들이며 여유롭게 머무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공간은 단순히 예쁘다는 느낌보다 편안했다.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빵과 은은한 조명, 소박한 장식이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었다. 이곳에서의 짧은 시간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겼다.

◎ 롤라리틀의 대표 빵, 이렇게 맛봤어요!
먼저 맛본 빵은 ‘흑임자 크림 베이글’. 쫀득한 베이글 안의 고소한 크림이 입안 가득 부드럽게 퍼졌다. 지나치지 않은 단맛 덕에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다음은 ‘불닭 치킨 파이’. 바삭한 페이스트리 안에 닭가슴살과 매콤한 불닭 양념, 치즈가 풍성히 채워져 있었다. 바삭함에 매콤한 맛이 더해져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비주얼 끝판왕 ‘토마토 바질 크림치즈 베이글 샌드위치’는 실제 토마토를 닮은 외형으로 시선을 끌었다. 부담스럽지 않은 베이글의 식감과 부드러운 크림치즈, 향긋한 바질이 완벽히 어우러졌다.
빵순이 기자의 최애 Pick은 단연 ‘대파 크림치즈 당근 파이’. 당근 모양의 귀여운 비주얼부터 마음에 들었다. 사람마다 먹는 방법도 다양했는데, 어떤 이는 패스츄리를 풀어 크림부터 떠먹었고, 다른 이는 끝부분부터 베어물었다. 얇고 바삭한 껍질 속의 고소한 크림치즈와 함께 곁들여진 파슬리 향이 전체 맛의 균형을 부드럽게 잡아주며 마무리됐다.



◎ 롤라리틀, 이런 점이 좋았어요!
공간이 주는 여유가 돋보였다. 햇살 좋은 날 야외 좌석도 좋았고, 주방 앞 바 테이블에 앉으면 빵 만드는 모습을 구경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프랑스 시골 마을을 연상케 하는 감성 속에서, 머무는 순간이 편안한 휴식이 됐다.
빵 이름의 센스도 인상적이었다. '토마토 바질 크림치즈', '대파 크림치즈 당근'처럼 이름만 들어도 맛과 모양이 그려졌고, 그 덕분에 고르는 재미도 쏠쏠했다.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메뉴명이 곧 설명이 되어주는 방식은 이곳만의 감각을 보여주는 지점이었다. 빵과 함께 제공되는 귀여운 일러스트 리플렛은 각 메뉴를 어떻게 먹으면 더 맛있는지 알려주는 작지만 확실한 팁이 되어주며, 단순한 방문을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바꿔주었다.


◎ 빵순이 기자의 한마디
맑은 금요일 오후, 둔산동 골목에서 만난 작은 빵집 하나가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머무는 동안의 짧은 설렘과 나설 때의 아쉬움이 함께 기억에 남는다. 이번 주말, 롤라리틀에서 소박하지만 특별한 여유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다음 주에도 ‘빵순이 기자의 최애 Pick’은 계속된다.
ㆍ롤라리틀베이커리 가이드ㆍ
위치: 대전 서구 둔산동 1186
영업시간: 오전 8시 30분 ~ 오후 7시
대표 메뉴: 토마토 바질 크림치즈 베이글 샌드위치, 대파 크림치즈 당근 파이, 납작복숭아 딸기요맘때 베이글, 흑임자 크림 베이글 등
주차 정보: 매장 앞 주차 어려움 / 둔산 제3공영주차장, 둔산로 공영주차장 이용
추천 시간: 오전 8시 30분 ~ 오전 11시
